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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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일어난 쓰레기 대란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컵,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법을 만들어 플라스틱 퇴출에 앞장서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인간의 삶에 편리와 풍요를 선사한 플라스틱이 치명적 환경오염으로 역습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환경오염 문제는 해양쓰레기로부터 시작됐다. 해양에는 연 1000만t이 넘는 플라스틱이 배출돼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고 다시 0.1㎛이하 나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작은 크기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에서 가장 하단의 플랑크톤을 거쳐 굴, 가리비, 생선, 거북, 거대한 고래에 이르기까지 섭취되고 최종 인간에 섭취되어 건강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이고 이중 25%가 폐그물인데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해저쓰레기 조사결과 1/3이 대형 플라스틱이며 그중 89%는 일회용품이었다. 해변가에서 폐플라스틱은 풍화작용으로 자갈, 조약돌과 외관상 구분이 힘든 가짜돌 파이로플라스틱으로 변형되고 지속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 해양을 오염시킨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까지 500년 이상 걸린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해양보다 육지가 더 심각해 토양, 담수, 수돗물에도 함유되고 청정지역인 남극해빙,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발견된다.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변형시키는 화학물질인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등의 가소제는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해 내분비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미세플라스틱 자체의 독성은 낮지만 플라스틱가소제가 추출되거나, DDT, 다이옥신, PCB, 수은 등의 독성물질이 미세플라스틱에 수십만배 높은 농도로 흡착된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동물은 물리적 상처에서 장폐색, 스트레스, 번식장애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폐사율은 50%에 이른다.

비스페놀 A는 생수병, 젖병, 통조림내부 코팅, 감열지영수증, 식품포장용 플라스틱에 사용된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비스페놀은 환경으로 배출되고 성조숙증, 신생아천식, 성인 및 영유아 뇌손상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어린이 장난감, 바닥재, 식품용기, 식품포장재,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다. 프탈레이트는 남아의 생식기 이상, 남성불임, ADHD, 갑상선기능저하를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자 발암물질이다. 폴리에스터, 아크릴 같은 합성섬유 옷을 세탁하거나 건조기로 건조시 엄청난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배출된다. 그밖에도 스크럽 화장품, 치약, 세안제에 포함되는 일명 마이크로비드는 1차미세플라스틱으로 폐플라스틱이 분해돼 미세화된 2차미세플라스틱 못지 않게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3위로 미세플라스틱은 우리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에서는 인간은 매주 미세플라스틱 알갱이 2000개로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인 5g의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함께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안전한 친환경 섬유,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새로운 가소제를 개발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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