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는 일"

이상혁 구세군사관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가난한 자들의 이웃이 되라는 것이 기독교의 가르침이지만, 이를 실천해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충북 청주 상당구에 있는 '구세군기초푸드뱅크(구세군청주복지센터 이하 센터)'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16년간 꾸준히 저소득층이나 제도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고 있다.

이 센터를 이끌고 있는 구세군 사관 이상혁(52·사진) 센터장(대표)을 만나 센터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이 센터장은 구세군기초푸드뱅크에 대해 "제도권 밖에 있으면서 먹을거리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이들을 찾아 그들에게 빵과 우유, 계란 등을 공급해 주는 일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세군기초푸드뱅크는 빵과 우유, 계란을 공급받는 이용자와 음식을 전달해 주는 자원봉사자들, 음식을 공급해 주는 후원업체들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물론 구세군기초푸드뱅크가 처음부터 활성화됐던 것은 아니다.

2006년 문을 연 이후 후원해주는 업체도 적었고, 봉사자들도 많지 않았다. 이용자(수급자)들도 찾기가 녹록지 않아 근근히 유지해 왔다.

구세군 법인 지원도 넉넉하지 못해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청주시의 보조금도 여의치 않아 결국 지난해에는 센터를 그만두려고 했다.

센터장을 맡는 사관이 여러번 바뀌었지만, 이러한 운영적자에 포기를 선택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상혁 사관이 푸드뱅크 센터장을 부임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그는 이제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른 센터에 심폐소생술을 가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전이다. 초등학교 후문 주차장 옆 가건물 16~19㎡(5~6평) 남짓에 있던 센터를 부임 2개월만에 현재의 아파트 상가 사무실로 이전했다.

이전하면서 구세군유지재단법인으로부터 2000만원 이상을 지원받고 책상과 냉장고, 에어컨, 히터 등을 후원받았다.

사무실 이전 후 그는 이용자들에게 고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무실이 정비되고 공급 방식을 변경하면서 이용자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용자가 늘면서 시에서도 관심을 더 갖게 됐다.

봉사자들도 점차 늘어 10여 명에 불과했던 봉사자가 지금은 등록자만 32명, 등록하지 않고 봉사하는 인원까지 하면 50명이 넘는다.

봉사자들은 자신의 일처럼 본인의 차량 음식을 싣고 전달해 주기도 한다.

이용자는 289명, 후원업체는 3군데에서 8군데가 넘게 증가했다.

현재 후원해주고 있는 업체는 '서울우유치즈', '한솔제2농장', '달콤브랜드', '어스커피', '스톤폴스', '빵쌤청주용암점', '컨트리하우스', '파리바게뜨청주용암덕일점'등이다.

이외에도 '두부를 만드는 사람들'은 기부금영수증도 마다하며 후원해 주고 있고, '단재초교'와 '용암중', '금천고'도 밥과 짜장, 반찬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이렇게 많은 업체와 기관에서 후원해 주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한 분이라도 더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이용자들은 하나같이 한편의 영화와 같은 자신들의 사연을 말하며 이러한 도움에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또 "푸드뱅크는 실질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도록 한다"며 "그러한 은혜로 지금은 금천동뿐 아니라 모충동, 내덕동, 운천동까지 확대되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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