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탐구프런티어페스티벌서 대상 차지
경제적·효과적 과수화상병 방제방안 제안
오는 31일 시상식…서유럽 탐방기회 제공

교육부 후원, 한국서유화학협외 주관 19회 화학탐구프런티어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한 충북과학고 ‘으이구화상아’팀. 왼쪽부터 이채민·최성호 학생, 채연수 지도교사.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충북과학고 학생과 교사가 전국적 피해를 일으키는 과수화상병을 보다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방안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이채민·최성호(3년) 학생과 채연수(28) 생명과학과 교사로 구성된 ‘으이구화상아’팀이 교육부 후원, 한국석유화학협회 주관 19회 ‘화학탐구프런티어페스티벌’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페스티벌은 고등학생 스스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원리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자발적 탐구·실험활동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화학탐구 프로그램이다.

‘으이구화상아’팀은 5개월 동안 ‘CEP(Cell Envelope Protease)를 이용한 과수화상병 항생 보조물질 개발’ 탐구활동으로 전문 심사위원들로부터 독창성과 과학적 지식, 탐구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이 양은 채 교사가 지도과정 중에 최 군에게 “으이구화상아”라고 하는 것을 얼핏 듣고 팀명을 지었다.

과수화상병은 식물의 에이즈, 과수계의 코로나로 알려져 있으며, 사과·배·포도 등 다양한 과수를 감염시킨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확산돼 394만4000㎡에 달하는 피해를 낳았다.

항생제의 성능이 미미하다는 특성상 과수를 베어 내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베어낸 후에도 3년간은 다시 심을 수 없어 경제적인 피해도 심각하다.

이에 따라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제작 가능해 경제적이고 기존 항생제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탐구활동에 들어갔다.

유산균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CEP, 즉 단백 가수분해효소와 기존에 이용되고 있는 항생제를 함께 이용함으로써 약물 상호작용을 활용한 항생효과 증대를 통해 과수화상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축소하고자 했다.

다른 식물 병원균으로부터 단백질을 추출한 후 유산균 단백 가수분해효소를 얻을 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유산균과 효소 관련 논문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단백질 추출법과 융합된 새로운 단백 가수분해효소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考案)했다.

이렇게 추출한 단백 가수분해효소를 추출한 단백질과 혼합·반응시키는 과정을 통해 효소가 성공적으로 감염 매개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유산균은 술지게미나 요거트·우유 등 다양한 장소에서 서식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균주인만큼 보다 저렴한 배양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실험 기기만 갖췄다면 유산균 단백 가수분해효소 추출을 대량으로 할 수 있고, 항생보조물질을 이용하면 값비싼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도 막을 수 있다.

이들은 “유산균 단백 가수분해효소는 과수화상병 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매개 단백질을 매개로 숙주를 감염시키는 다양한 감염병의 항생보조물질로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호·이채민 학생은 대표적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포항공대(POSTECH)·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에 대입 수시원서를 접수해 놓은 상태다.

최 군은 “3년 동안 이런저런 대회에 많이 나가 봤는데 이번에 가장 큰 상을 받고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양은 “3년간 생명과학분야 탐구를 많이 시도했다”며 “이번 탐구를 통해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해결 하는데 도움을 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채 교사는 “특성상 전공아이들과 밀접하게 맺어 왔는데 이번 기회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관심분야에 파고들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성과들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청주 출신 채 교사는 교원대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2018년 3월 보은생명산업고에서 교직에 첫 발을 내디딘 후 2020년 3월 충북과학고로 옮겨 과학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내년 1~2월 중 서유럽 해외 탐방의 기회가 주어진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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