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호 충북도 안전정책과장

이설호 충북도 안전정책과장

[동양일보]이맘때가 되면 지난해 문의나들목이 문의청남대 나들목으로 명칭 변경이 됐을 때가 생각난다. 청남대 방문객은 올해 11월 1일 기준 41만3388명으로, 지난해 동일 기준 23만3467명으로 전년 대비 77.1%(17만9921명) 증가했다. 한국여행실태조사에 의하면 관광객 1일당 여행경비는 6만6100원인데 올해 청남대 방문객 수를 곱하여 보면 273억원의 여행경비를 사용한 것이니 방문객 17만9921명 증가로 118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청남대관리사업소장에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어떻게 하면 청남대를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은 관람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가였다.

청남대의 지리적 여건상 승용차를 이용해 접근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생각하다 보니 청남대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문의나들목이 청남대 나들목으로 바뀐다면 보다 많은 국민이 쉽게 청남대를 찾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불편 사항 및 민원들을 종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나들목 명칭으로 인한 혼란과 비효율적인 경로를 통한 접근, 이로 인한 많은 불편 사항과 민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의청남대 나들목 명칭 변경은 입안부터 계획 그리고 실행까지 문의지역 주민과 함께 이뤄낸 사업이다. 문의나들목을 청남대 나들목으로 명칭 변경하기 위해 먼저 7월 28일 문의면 기관단체장협의회에 안건을 상정해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어르신들께서 문의나들목의 명칭을 왜 변경하느냐고 호통을 치고 삿대질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 그래서 나들목 명칭에 대해 주민들 스스로 명칭 변경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이후 협의회에 재차 안건을 상정했으나 별다른 명칭 변경안을 내놓지 못했고, 10월 국화축제 때 청남대에서 협의회를 개최하여 문의청남대 나들목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곧바로 다음 단계를 착수했다. 문의청남대 나들목으로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서명운동이 필요했다. 문의면에 지역 주민들의 서명운동 참여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다. 일차적으로 문의면 주민 954명의 서명부를 받아 2021년 3월 한국도로공사에 방문해 서명서를 제출하고 나들목 명칭 변경에 대한 당위성과 기대효과 등을 설명했으나 한국도로공사 측에서는 행정구역 통폐합이나 고속도로 지설 개설 등 명칭 변경에 대한 원칙만 내놓는 과정에서 폭넓은 주민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의나들목 주변 가덕면, 남일면. 낭성면. 미원면 등 문의면을 포함한 5개 면에서 2차 주민서명운동에 돌입해 2011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5월 한국도로공사에 다시 제출하며, 청남대는 한국관광 100선에 연속 4회 선정됐고 연간 80만명 이상 방문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적인 관광지임을 강조해 나들목 명칭 변경에 대한 당위성을 재차 피력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에서도 나들목 명칭을 변경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답변했고, 청남대관리사업소와 지역 주민이 함께 노력해 나들목 명칭 변경을 이뤄낼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지자체에서 예산을 반영하고, 시설물을 교체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들어, 시설물 교체사업비 3억 원을 한국도로공사 예산으로 선시공 후 정산해 11월 1일 나들목 명칭이 표기된 모든 시설물을 교체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줬다. 문의 청남대 나들목 인근에 휴게소가 설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한국도로공사를 방문해 휴게소 명칭을 문의청남대 휴게소로 해 달라고 요청하니 선뜻 받아들여 주기도 했다. 참으로 감동 행정을 우리에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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