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회장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회원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 3월 충북도관광협회 수장을 맡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이경수(51·사진) 회장은 회원사들의 성장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충북관광협회 회원사는 142개다. 그 중 여행업이 126개사, 관광식당업 11개사, 관광편의시설 1개사, 특별회원 4개사로 대부분이 여행사다.

지역 관광에 있어 중차대한 지위에 있는 관광협회가 젊은 리더를 만나 새로운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하필 가장 어려운 시기에 협회를 이끌게 된 이 회장으로서는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코로나19는 관광업계에 치명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엄중한 시기에 회장에 선출되니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회원사들 중 정부의 보호와 지원에서 배제된 여행업계가 가장 많다는 점은 이 회장을 더 힘들게 했다.

이경수 회장
이경수 회장

 

이 회장도 직접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 누구보다 참담한 실정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제한 업종에서 빠져있다는 이유로 정부의 손실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정상적인 영업이 원천금지 되면서 한숨만 나왔습니다."

절망감에 빠진 여행업계는 직원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회사를 그만 둔 직원들은 지금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언제 또다시 코로나19가 확산돼 위기를 맞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전세버스 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여행이 줄면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배달 등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직원들이 많아진 것이다.

"최근에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돼 여행이 전보다 늘었지만, 버스 기사를 찾지 못해 대표들이 직접 운행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을 고스란히 안고 있지만, 이 회장은 언젠가 부흥의 시기가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런 신념 아래 이 회장은 충청권 4개 시도 협회장과 자주 만남을 갖고 회원사에 이익을 주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 첫번째 방안으로 이 회장이 구상한 일은 '전세기 사업'이다.

사비를 들여서라도 전세기를 구해 회원사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충북 여행사뿐 아니라 충청권 여행사들이 힘을 모으면 조금씩 그동안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단지 제가 하는 일은 마중물 역할이 되겠지요."

이 회장의 이러한 발상은 그가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역발상'의 귀재다. 미국 출신 존 템플턴(경)이 '역발상 투자의 귀재'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데, 이 회장이 그와 유사한 모습이 있다.

IMF시절 로얄관광과 금마항공, 아일관광 합병된 아일항공여행사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2007년께 인수해 확장시켰다.

이어 코로나19로 결혼식이 여의치 않았던 때에 결혼식 관련 사진관, 맞춤양복, 드레스, 메이크업 회사를 창업했다.

업계가 어려울 때 이 회장은 오히려 추진하는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다. 이 회장의 '역발상'은 보기좋게 성공해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남들은 꺼리고 힘들어하는 시기에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반대가 있었지만 꿋꿋이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습니다."

이 회장은 국제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 3740지구 총재에도 선출돼 내년부터 2년간 봉사활동에도 매진하게 됐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성공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앞으로 자신의 사업뿐 아니라 충북관광협회장으로서 책무를 다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계획이다.

"이제 다 온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간은 오히려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회원사들에게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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