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이수자

 

[동양일보 박유화 기자]지난 2~15일 부여부소갤러리에서 ‘분청의 빛깔, 부여 분청사기’라는 주제로 열린 ‘부여전통문화전’이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으며 그 전통가치와 예술성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이다.

이번 ‘부여전통문화전’은 부여 출신 이재성(66.사진) 작가의 분청사기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 됐다. 상감, 인화, 조호, 박지, 철화, 규얄 등 다양한 장식기법으로 빚은 소박한 문양에 따스한 빛깔의 분청사기 작품 60여점이 선 보였다.

순박하고 민예적 성격을 띄고 있는 분청사기는 조선 200년간 제작되며 사랑 받던 우리나라 고유 도자기다.

 

이재성 작가는 2003년 사기장 이수자로 인정받은 정통 분청사기 도예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김정옥 사기장의 수재자로 경북 문경에서 수 년간 도제식 교육을 쌓으며 예술성을 다져 온 그는 현재 부여읍 상금리에서 대산요를 운영하는 등 한국분청사기 전통의 맥 이어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 작가는 “우연히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중 물레를 통해 흙을 빚고 가마에 구워 사기를 빚어내는 도예 장인을 보게됐다”며 도예를 시작하게 됀 동기를 설명 했다. 그때 그의 나이 35세.

그는 다니던 직장(금융업)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경북 문경 김정옥 선생을 찾아 간다.

그는 당시 “도예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며 두 차례나 문전박대 하듯 쫓아 냈던 김정옥 선생은 결국 세 번째 애원을 받아 들여 그 힘든 도예의 길을 열어 주셨다“고 했다.

1992년 문경 ‘영남요’ 김정옥선생의 문하에서 장작을 패고 흙을 수비하며 정신없이 흙과 불과 함께 보낸 수년의 세월은 도예인으로서의 필요불가결한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며 당시 어렵고도 힘든 인고의 추억담을 회상하기도 했다.

 

1996년 고향 부여로 귀가한 이 작가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작업장, 망뎅이가마(전통가마)를 마련하는 등 준비 2년여 만에 스승인 김정옥 선생을 모시고 ‘대산요’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직접 가마에 불 때는 보람도 있지만, 가마 속 사기들이 각자만의 옷을 다양하게 입고 나오는 작품의 매력 때문”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전통방식의 장작가마를 고집하는 이유로 들기도 했다. 대한민국 전승공예 대전, 대한민국 공예전, 전국 공예디자인공모전 등 각종 대회에서 30여회 금, 은상 수상 경력을 가진 이재성 작가는 한.일공예품 교류전, 전통공예미래전(롯데백화점), 장인 ‘그들의 손맛’(현대백화점), 스승과 제작의 만남(예술의 전당)등 1007년 이후 각종 전시회에서 큰 호평을 받는 전통도예가다. 한국전통문화대, 국립무형유산원 등 다양한 곳에서 전통도예 분청사기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교육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오늘도 흙을 빚고 있는 그의 손끝에서 예술의 혼이 담긴 ‘분청의 빛깔, 부여 분청사기’가 ‘흙과 불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빛으로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부여 박유화 기자 pyh566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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