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외길 인생 진천쌀상회 김재근 대표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진천쌀상회(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오창시내5길 3-1) 김재근(72·사진) 대표는 50년이 넘는 세월 쌀을 날랐다. 40kg에서 80kg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서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외길 인생을 돌아보며 그는 모든 게 “고맙고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전거에서 오토바이, 경운기에서 트럭으로 운송수단은 바뀌었지만 쌀가마니를 들어올리고 내리는 일은 여전하다.

군입대 전 고향인 문백에서 별정직 우체국 직원으로 1년여간 근무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별정직 직원의 보수로는 먹고 살기 힘든 월급이었다. 쌀을 판매하는 일은 외사촌의 권유로 시작했다. 당시는 변변한 가게도 없이 쌀을 받아 청주 도매상으로 넘기는 일을 했다.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달려 쌀가마를 나르는 일은 그의 생계였다.

1972년에서 1975년 군 생활 중 제대 6개월을 남기고 지금의 아내(조기분·68)와 결혼을 했다. 제대 후 아내와 청주 내덕동에서 세를 얻어 쌀가게를 시작했다. 비록 세를 얻어 시작한 가게지만 처음 얻은 가게라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당시에는 그곳에서 쌀과 연탄을 같이 판매했다.

김 대표는 “방 한 칸에서 아이들을 키워가면서 장사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먹고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이후 1980년 고향 가까이 오창으로 이전했다. 1995년 처음으로 가게를 샀고 2018년 현재 가게로 확장 이전을 했다.

그는 “지금은 사위가 가게 일을 맡아 인터넷으로 하는 매출매입을 정리해 주고 세금 관련 일 등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열심히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딸(김은혜·48)과 두 아들(김기창·45, 김윤혜·42)이 있다.

큰 아들(김기창)은 현재 진천고에서 수학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아들이 임용고시에 합격했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고 할 만큼 아들은 그의 보람이었다.

둘째 아들은 가로수도서관에서 청원경찰로 일한다.

김 대표는 “오직 먹고 살기 위해 한길을 묵묵히 걸어왔을 뿐이라며 부동산 투자나 돈 버는 일을 하지 못해 큰돈은 벌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건강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건강하게 곁에 있어 줘서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내에게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을 많이 해 마음이 아프다. 그동안 잘 이겨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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