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다문화어린이 가르쳐... '롤러여제' 수식어, 국내외 인라인 메달 석권

우효숙 청주시시설관리공단주무관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재능기부가 가장 보람된 일입니다."

'롤러여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우효숙(36·사진) 전 인라인스케이트 국가대표.

20세부터 각종 대회에서 15년동안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그가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우효숙 전 국가대표는 2020년 6월 청주시시설관리공단에 입사했다.

청주시시설관리공단에서는 청주실내빙상장에서 대관업무, 프리랜서 강사 관리, 시설안전 업무 등을 하고 있다.

평생 운동만 하던 그가 갑자기 행정업무를 한다는 것이 여간 낯선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면서 점차 익숙하게 됐습니다."

그는 청주실내빙상장의 시민 대관 업무를 하고 있고 민원이 접수되면 처리하는 청렴·CS민원 업무도 하고 있다.

빙질 관리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민원 업무를 처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언론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청주실내빙상장을 홍보하는 업무도 하고 있다.

"홍보자료를 작성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특히 행정업무와 함께 중요한 임무(?)가 있다. 스피드스케이트와 피겨스케이트 프로그램의 강사를 관리하는 일이다.

많은 학생들이 스케이트를 배우기 때문에 이들 강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행정 업무와 강사 관리를 하느라 시간이 촉박하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

바로 재능기부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능기부는 지역아동센터나 다문화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2시간 수업을 한다.

"아마도 이 곳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을 꼽으라면 재능기부 일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스케이트의 기본 자세부터 달리는 방법을 가르치면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힘이 납니다."

이렇게 보람된 일을 하고, 조금씩 자신의 업무에 잘 적응하고 그는 사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나 금메달을 획득하고 2회 동메달을 거머줬다.

전국체육대회에서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8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 청주시청 소속 선수로 입단해 2020년 청주시시설관리공단에 입사하기 전까지 15년간 인라인스케이트 여왕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만일 인라인스케이트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됐더라면, 어쩌면 '김연아 선수'처럼 명성을 드날렸을 수도 있다.

두번의 슬럼프도 있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고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스피드스케이트는 홀로 네덜란드로 가 배웠다. 2013년 청주시 대표로 스피드스케이트 전국 대회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그가 목에 건 메달을 소개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그를 기억할 때 타고난 선수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눈물어린 연습과 의지가 바탕이 됐다.

그는 청주시에 늘 감사하고 있다. 스무살부터 15년동안 항상 믿어주고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도 청주시의 적극적인 도움과 신뢰가 없었다면 몇번이고 좌절했을 것입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는 "청주실내빙상장이 더 활성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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