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초 유우석 교장
2020년 세종 최초 내부형 공모 교장 발령...마을 학습공동체 구성 호응
학교협동조합 창립해 최초 매점 개소까지...별칭은 '소통교장'
2019 국제문화예술교류참여작가...「축구왕 이채연」, 「보물섬의 비밀」등 동화 출간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건축가 루이스 칸은 ‘학교는 나무 아래서 자신이 교사인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이 학생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깨달음에 대한 얘기를 했고, 자신이 학생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아이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학교가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시대, 내가 깨달음을 얻고, 내 자녀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품은 곳,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특별한 시간과 공간이 돼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더 확장해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삶을 만나고,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며 ‘따로 또 같이’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곳이 마을이다. 학교와 마을이 그 자체로서 삶이고, 공동체이고 미래교육이다.
이같은 교육철학과 함께 '초등학교쟁이'로 20여년을 살아온 유우석<사진.46>해밀초 교장이 최근 8회 대한민국 공무원상(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유우석 교장은 학교와 마을이 만나는 ‘해밀교육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추진해, 마을교육협력체계를 구축한 공로로 국민들로부터 직접 추천받아 수상의 영예가 더욱 뜻깊다.
유 교장은 2020년 9월 ‘내부형 공모’를 통해 교사에서 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교사에서 교장으로 간 사례는 전국적으로는 꽤 있는 편이지만 세종시는 첫 번째였고 아직까지는 유일하다.
교장은 학교 담장 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유 교장은 담장 위에서 학교 안팎을 살피며 끊임없이 걸으며 그 담장을 조금씩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유 교장은 달마다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온라인 가정통신문 형식으로 보내는데 초기에는 편지 마지막에 전화번호를 적어 보냈다.
생각보다 전화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는 유 교장은 "전화번호를 공개함으로 인해 소통의 창구가 크게 열렸다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방법도 어떤 사람에게 아주 작은 소통의 창구일 수 있고, 정보의 종류에 따라 소통 대상과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소통 창구중 하나일 뿐"이라며 "소통과 신뢰는 일상 속에서 조그만 일들이 모여 조금씩 쌓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는 외부인이 아니다.이건 학교에서? 이건 가정에서? 각각의 역할로 혹은 문제의 원인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면서"똑같은 일이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다면 서로 미루는 역할이 아니라 서로 챙기는 역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교장은 올해 학교협동조합을 창립했고 지난 8월 26일 세종에서 최초로 학교 협동조합 매점인 ‘해밀COOP마켓’ 개소식을 갖고 영업을 시작했다.
유 교장이 세종교육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양질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넘어 마을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는 시청과 교육청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세종 아이’의 기본적인 삶의 범위인 마을 단위에서 학교와 연계한 평생학습이 이뤄지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유 교장은 "‘읍면동 단위 교육지원센터’를 조성해 ‘세종 아이’들이 학교 교육과 연계하고 방과후 뿐만 아니라 주말, 방학에도 품격 있는 삶을 위한 활동을 지원해야한다"면서 "해밀초는 개교 이후 3년 내내 해밀유・초・중・고, 해밀동주민센터, 해밀동주민자치회, 해밀마을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등과 정기적으로 만나 협력적인 관계(해밀교육마을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은 학교와 지역이 결합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학교와 주민자치회가 더불어 평생교육을 공동 기획 및 운영한다면 마을교육자치의 선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교장은 학교에서의 성과 뿐 아니라 동화작가로도 유명하다.
2019년 국제문화예술교류(말레이시아) 참여작가이며「축구왕 이채연」, 「보물섬의 비밀」, 「어쩌다 혁신학교」 등 다수 동화책을 출간했다.
2014년 연서초 근무 시절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zzvv2504@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