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장
[동양일보] 올해 초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감소 지역(89개 시·군·구)의 주민들이 비 감소지역에 비해 규칙적인 걷기 운동량이 모자라는 등 주요 건강지표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걷기운동은 전 국민이 가장 즐겨하고 사랑하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자 가장 효과적인 전신운동이다. 혈관을 튼튼하게 해 심장병 및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대사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켜주고 심폐 지구력을 증진시켜줄 뿐 아니라 잉여 칼로리를 소모시켜 체중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나아가 근력이 확대되고, 근육으로부터의 신호가 뇌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노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고, 비타민D 합성으로 골다공증 예방과 더불어 충분한 숙면과 우울증, 스트레스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걷기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자세다. 첫째, 터벅터벅 걷지 말고 사뿐히 걷는 것이 좋다. 무릎에 무리를 주는 자세로 인해 다리 관절이 비틀리게 되고 그 충격이 무릎, 고관절 및 척추에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둘째, 가슴을 펴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배에 힘을 주고 걷는 것이 좋다. 기초대사량이 늘고 체지방이 분해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걷는다. 상체를 곧게 유지하고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걸으면 신진대사도 활성화되어 열량 소모에 효과적이며 전제적인 신체 균형감도 생긴다. 이와 반대로 몸을 뒤로 젖히고 걷는 자세, 로봇처럼 무릎을 펴고 걷는 자세, 한쪽 골반이 삐뚤어지게 걷는 자세, 뒤로 걷는 자세는 대표적인 잘못된 걷기 습관이므로 지양하도록 한다.
만약 허리 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인터벌 걷기 운동을 추천한다. 인터벌 걷기 운동이란 일정 시간 동안 강도에 변화를 주면서 걷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3분 동안 평상시 속도로 걷다가 그 다음엔 3분간 전신의 근육을 사용하여 빠르게 걷고, 다시 3분간 평상시 속도로 걸으면서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이 더욱 원활해지고, 순간적으로 강한 근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 전반을 강화해 척추 질환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관절염이 있거나 평소 무릎 관절이 약한 분들이라면 제자리 걷기를 추천한다. 다만, 발을 내려놓을 때 쿵쿵 힘을 주고 내려놓으면 오히려 관절에 충격이 가해지니까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걷는 것이 아니다 보니 무릎을 높게 들고 리듬감 있게 움직여야 운동 효과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걷는 자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나에게 맞는 신발이다.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인 힐 카운터가 너무 부드러운 경우에는 오히려 발목고정을 못해 발목 통증을 유발하므로 뒤꿈치에 닿는 쿠션이 탄력성이 있고, 뒤꿈치 바깥쪽이 단단해 안정적으로 감싸주는 신발이 좋다. 그리고 너무 딱 맞는 신발은 걷다 보면 발이 조이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에서 1cm 정도 여유가 있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근육이나 인대가 수축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이럴 때 갑자기 땀을 흘리고 나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전 스트레칭이다. 긴장되어 있는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어느 정도 몸에 열을 낸 후 걷기 운동을 시작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건강한 겨울나기, 하루 30분만 건강하게 걸어도 거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