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유화 기자]자물쇠 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충남 부여 1호 대안예술공간 ’생산소‘를 운영하며 지역의 문화 축제 등을 기획하고 지역 역사·문화자원의 가치 발굴에 열중하고 있는 현대 예술가 이화영(42)작가가 관심을 모은다.
2021년 7월, 부여 규암면 오래 방치돼 온 폐가에 간판을 단 ‘생산소’는 이 작가를 포함, 뉴미디어 아티스트, 청년 대장장이 등 지역 예술인 등 6명이 함께 모여 운영하는 대안예술공간이자 실험실이다.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팀 노드 트리(NODE TREE)를 구성해 활발한 예술활동을 해온 이 작가는 2019년 이주를 결심하고 부여에 정착했다.
그는 “생산소는 덜 생(省), 셈 산(算), 바 소(所)로 ‘덜어내면 만들어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의 활동이 생산적인 활동으로 잘 읽히지 않는다는게 흥미롭게 여겨지기에 중의적 의미로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이 작가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생산(生産) 장소가 아닌 개인의 능력을 덜어내면 생(省). 뭔가가 더해질 산(算)이 있는 장소(所)“라는 의미로 간판을 내 걸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장르를 벗어나 전국 각계 예술인과의 폭 넑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예술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이 작가는 생산소라는 대안예술공간을 통해 시각예술 작가나 기획자의 전시(김영민 개인전 '생산도시', 낭만히힛 개인전 '어떤 20대의 조각수집'), 전시(김소라 개인전 '복순투어'), 지역 문화재와 공예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전시를 통해 지역의 문화 및 역사 예술의 가치를 발굴하고 지역민에게 일깨우는 작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도시 분위기에 매료돼 부여에 정착하게된 배경을 설명하며 “역사·문화, 생태자원이 풍부한 부여는 타 도시에서 찾아 보기 힘든 예술적 가치와 매력이 넘치는 곳이지요”라는 그가 최근 기획한 백마강변에서의 민·관 협치로 치러진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도 성황리에 치러졌다. “부여만의 특색 있는 공동체의 매력과 자생력을 느꼈다”는 그는 예술의 언어로 지역 주민에게 말을 걸며 자연스럽게 현대 예술을 소개하고 스스로가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가는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Believing is Seeing : Creating the culture of Art_저자 :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 번역 : 박이소_1995년 출간)>란 책을 접한 그는 “미술관에 머물지 않는 마음과 행동이 일치되어 움직이는 미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부여에서 정착하고 있지만 전국적 예술 활동을 벌리고 있는 이 작가는 작년 아르코 공공예술 프로젝트 팀(히스테리안)과 호주 아웃백에서 리서치 트립을 진행하기도 했다, 남 덴마크 지역 퓐 섬(Fyn)에 거주하는 예술가는 이화영 작가를 만나기 위해 부여를 방문하는 등 국내외 예술가들과의 폭 넓은 교류도 활발하다.
“예술가는 예술의 언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라 강조하는 그는 “동시대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예술의 언어로 전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전국의 미술관 현장에서 예술 작업을 보조하며 직 간접적인 경험치를 쌓아 온 그는 공공 영역의 예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도시 리서치 현장을 누비기도 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 출품된 독립영화 현장 PD, 배우로 직접 출연도 했다는 이 작가는 “미술 현장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미술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고백 했다.
“코로나19 이전 마을 운동회가 열린 도시 부여를 만나면서 대도시와는 다른 개인의 삶이 존중받고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는 그는 “역사가 있는 부여는 자생적으로 고유 문화를 형성해 나갈 수 있기에 분명 가능성의 도시”임을 강조했다
“생산소가 말하는 ‘덜어낸다’의 의미는 남을 위해 나의 일부를 떼어 내어 희생하거나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 더 많은 사소함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위한 스스로의 덜어냄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라며 ”세대를 초월한 다 함께 덜어내고 더해가는 군민 모두의 예술공간으로 육성되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했다 이 작가는 이를 위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해 예술로 승화시킬수 있는 작업을 열심히 수행해 나가겠다“ 고 덧붙였다.
부여 박유화 기자 pyh566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