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도움 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되고 싶다”
정부예산 13억2천만원 받는데 기여…충북원예농협으로부터 감사패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을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이런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고 스스로 감당해 내려고 합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충북도 스마트농산과 홍승희(44·사진) 주무관의 말이다.

19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홍 주무관은 내가 아닌 상대방이 빛나도록 해주고 싶다고 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서울에서 출생하고 자란 홍 주무관에게 충북 음성은 아버지의 고향이고 본적지이다. 단국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동물위생시험소에 첫 발령이 나면서 청주에 내려와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가치관이 빛나는 것은 자신의 욕심이 우선인 세상에서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다.

지난 9일 홍 주무관은 충북원예농협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 감사패는 충북원협 과채류 가공공장 저장시설 건립비 44억원중 정부예산 13억2000만원을 받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수여한 것이다. 원협은 지난해 4월 화재로 냉동창고 등 저장시설이 소실되면서 원재료 저장 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도에서는 공장저장시설 건립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국회를 수차례 찾아다니며 건의안을 올렸다. 처음에 사업비 건의에 난색을 표했던 중앙부처도 필요성과 타당성을 공감하며 마지막 국회 의결 과정에서 중아부처와 협력해 국비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홍 주무관은 이 과정에서 국비확보 건립의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한 문서 작성을 맡았다.

그는 소실된 건물이 전국의 농업인들을 위한 가공시설임을 부각시켰다. 실제 이곳은 전남 나주의 배, 제주도의 당근 등 전국 가지에서 출하된 농산물을 저장하고 가공하는 곳이다. 화재로 소실되면서 물건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 곤란을 겪을 때 충북도와 충주시 원협 조합장이 나서 기재부에 건의안을 올려 창고를 짓는데 한마음으로 움직였다. 그 결과 정부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조 할 수 있게 됐다.

홍 주무관은 “자료요구조건을 맞추고 논리개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보람 있다”며 “이 일을 통해 노하우와 자신감을 얻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농업인을 위한 가공시설을 건립하는 데 도움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농산과가 정부예산을 확보해 부서평가 최우수상을 받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홍승희 주무관은 첫 발령지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 이기창(동물위생시험소 수의사 6급)과의 사이에 아들 이재빈(13)이 있다.

그는 “서울에서 외손주를 봐주러 청주에 내려와 계신 친정엄마가 안 계셨으면 직장생활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입사동기 모임을 통해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치열한 업무 중에서도 공감대 형성을 해가며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준 동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함께 건넸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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