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진 충북대 명예교수

안상진 충북대 명예교수
안상진 충북대 명예교수

[동양일보]오늘 3월 22일은 UN이 정한 제28회 ‘세계 물의 날’이다. 금년에는 유엔(UN)에서 정한 주제인 “변화의 가속화(Accelerating Change)”를 반영해 물관리 여건변화에 따른 물관리 방식에도 모든 주제가 함께하는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리우환경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UN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을 제정해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한 뒤 행사를 개최하다가 UN이 ‘세계 물의 날’ 기념에 동참할 것을 제의하자 1995년부터 3월 22일로 물의 날을 변경해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다.

한편,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가용성 재생성 가능 수자원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전세계국가를 물기근, 물부족, 물 풍요 국가로 분류하여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1990년에 연간 1인당 재생성 가능한 수량이 1,452㎥로 ‘물 부족국가’로 분류 됐으며 2025년에는 물기근 국가로 전락할 위기가 닥쳐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인구 가운데 21억명이 가정에서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된 물과 불결한 위생으로 하루에 200명 이상의 5세 미만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고 있다

물과 기후변화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지금 행동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정부도 이에 맞춰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으로 물에 대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로 “함께 만드는 변화, 새로운 기회의물결”로 정해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Global Risks Report 2019’에 따르면 파급력이 클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로 수자원 위기가 4위에 선정될 정도로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OECD 2060 환경전망보고서 및 세계 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50년 세계인구의 40%는 심각한 물부족을 예상하며, 물부족을 겪는 인구는 24억 3000만 으로 전망했다.

지구상의 물 부존량 가운데 바닷물과 빙하, 지하수 등을 제외하고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전체의 0.01%에 불과하다. 반면 물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세계 인구는 3배 늘었지만 산업발전 등으로 인해 취수량은 7배 가까이 증가 했다. 공급은 제한되있는데 수요가 커지면 분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국제하천이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고 세계인구의 30%이상 이 이 공유하천 유역에 거주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산업발전으로 인한 물 수요 증가 등이 대규모 물 분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큰 것이다. 1967년 3차 ‘중동전쟁’도 요르단강의 물확보 문제를 놓고 벌린 갈등이 전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와같이 물 문제로 인한 국가간 및 지역간의 분쟁이 지구의 곳곳에서 야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우량은 세계평균보다 약 1.3배 높지만 전체 강수량의 70%가량이 6월부터 9월사이에 편중돼 계절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 또한 산지가 많고 하천의 길이가 짧아 강수량의 대부분이 바다로 흘러간다. 더욱이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2019년 UN이 공개한 ‘세계 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국가」로 분류했으며 스트레스 지수는 25~70%를 나타냈다. 물 스트레스란 연평균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에서 물의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즉 비율이 높을수록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뜻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여러차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 되었음에도 여전히 물 사용량은 높은 수준이다. 환경부 상수도 통계에 의하면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평균 295ℓ이며, 이는 미국, 일본에 이어 상위 3위의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평등한 물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환경부로 물 관리 업무가 일원화 됐다. 이후 수질과 수량의 통합적 관리 기반이 마련 됐으며, 수자원관리 및 수재해 대응을 위한 위성개발을 추진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 안보 확보와 수재해로부터 안전한 국가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소중한 자원인 ‘물’을 확보하고 보전하기 위해 적극 동참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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