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 청주시 흥덕보건소 감염병예방팀장

정윤희 청주시 흥덕보건소 감염병예방팀장
정윤희 청주시 흥덕보건소 감염병예방팀장

[동양일보]화창한 봄날 꽃소식과 함께 찾아온 때 이른 고온 현상으로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고 야외활동이 증가해 음식물이 상하기 쉽고 변질한 음식을 섭취하면 물이나 음식으로 인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가 바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이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이란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원충에 오염된 물 또는 식품 섭취로 인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장관 증상이 주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고, 식중독이란 병원성 세균, 화학물질, 자연독 등에 오염된 식품 섭취로 발생하는 감염형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식중독의 약 80%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고 복어, 독버섯, 곰팡이와 같은 자연독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세균은 영양분 수분, 적당한 온도가 충족되면 몇 시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결핍되면 증식할 수 없으며, 이중 온도 조절해 증식을 막아주는 것이 냉장고이다. 하지만 조리과정, 조리 후 상온에 머무르는 과정에 생긴 식중독균은 냉장 보관 시 증식이 억제될 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식중독은 음식을 만들고 식히고 보관하고 재가열하는 온도가 부적절하거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기구의 오염으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흔히 식중독으로 알려진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은 치료하면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설사가 1~2일 지나도 멈추지 않을 때 발열, 복통, 구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전문의의 처방 없이 함부로 설사약을 복용하면 안 되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합병증이나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의 경우 때로는 목숨과 관계되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일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물은 끓여 마시기 △채소, 과일은 깨끗한 물에 충분히 씻거나 껍질 벗겨 먹기△조리기구는 용도별(칼, 도마는 조리 후 소독, 생선·고기·채소 등 도마 분리)로 구분하여 사용하기 △안전하게 조리된 음식 섭취하기 △설사 등 유증상자는 조리에 참여하지 않기 등의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따뜻해진 날씨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야외활동,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의 발생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집단발생 예방을 위해서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음식을 섭취한 사람 중 2명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먼저 약을 먹지 말고, 의료기관 방문 전에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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