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순 충북도 안전정책과 주무관
[동양일보]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집에서 옷장 속의 옷을 정리하던 중이었는데 9개월 된 아기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옷장 경첩에 손가락이 끼었는데 아기가 절규하는 것이었다. 조심히 손가락을 빼내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다행히 살점이 떨어진 정도로 그쳤다. 하마터면 손가락이 골절되거나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영유아는 위험을 모르기에 쉽게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침대나 소파에서 낙상하거나 주방에서 날카로운 칼, 가위 등을 만지다 베이기도 하고 욕실에서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유모차 접는 부분에 영유아의 손가락이 끼어 절단된 안타까운 사고사례도 접한 바 있다.
이러한 영유아 안전사고를 보며 중대재해 유형과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았다. 중대재해라 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시설 이용자 사고)와 중대산업재해(사업장 내 근로자 사고)로 나뉘는데 그중 작업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장소가 놀이터나 도로 주변 등 외부일거라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집안이라고 한다. 산업재해 역시 마찬가지다. 근로 장소인 사업장 내에서 작업하다가 한순간에 사고가 일어난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64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업종별로 건설업 341명, 제조업 171명으로 2가지 유형에서 80%를, 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 268명, 끼임 90명, 부딪힘 63명 순으로 상위 3대 유형의 사망자가 전체 65.4%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이러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안전의식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근로자 만 명당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만인율은 지난 20년간 1/3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은 OECD 주요국가 중 세 번째로 높고, 건설업으로 국한한다면 영국‧싱가폴 등 선진국의 5~10배 수준으로 높다고 한다.
안전의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안전사고나 재난은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발생한다. 이에 작업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주변에 어떤 위험요소들이 있는지 인지하고 이를 파악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타인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현장은 2인1조 또는 단체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개인은 자신만의 안전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타인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야만 나도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작업장 내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하는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안전수칙을 안 지켜도 되겠지?’ 또는 ‘공동작업자가 자리를 비웠는데 나 혼자 작업해도 괜찮겠지?’, ‘간단한 작업이니까 보호장구는 착용 안 해도 되겠지?’등 정해진 안전수칙을 무시하다가 사고가 발생한다. 작업장 내에서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정해진 안전수칙을 지키며 착용해야 하는 안전장비를 사용해야만 나와 타인의 안전을 보호 할 수 있다.
서두에서 영유아 안전사고와 중대재해의 발생유형이 비슷하다고 했다. 위에서 언급한 산업현장 내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준수사항 역시 영유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다. 보호자는 아이돌봄시 위험요소를 항시 파악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며,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사항이다.
충북도민 모두가 안전의식 개선을 위해 위와 같은 사항을 유념한다면 영유아 안전사고 및 중대재해 사고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재난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안전한 충북이 되도록 도민모두가 동참해주기를 당부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