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홍 충북불교대학 29기생, 법학박사

류근홍 충북불교대학 29기생, 법학박사

[동양일보]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무심천변 천년고찰 용화사에서는 벚꽃과의 인연을 나누는 벚꽃문화축제가 열렸다.

3월말의 이상기온으로 무심천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만개하고 4월초 엷은 봄비를 불러오면서 올해는 일찍 벚꽃이 떨어졌다.

3년여 코로나로 갇혔던 몸과 마음이 벚꽃과 함께 해동(解凍)되면서 많은 청주시민들이 용화사를 찾아 떠나는 봄을 아쉬워하며 축제를 즐겼다. 꽃샘 추위라지만 맑고 쾌청한 날씨도 축제를 도왔다.

얼마전 막을 내린 제20회 청주예술제의 아쉬움과 미련 탓인지 종교와는 무관한 청주시민들의 축제로서 다양한 각계 각층의 연령층이 참여한 알뜰축제임에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축제를 선도했던 동청주 신협의 9인조 혼성 어부바 악단의 힐링콘서트는 축제의 흥을 한껏 북돋웠다. 가수들의 노래에 박수치며 합창하는 관객 모두도 가수였다.

무대 아래에서는 흥에 겨운 춤꾼들의 멋진 춤사위가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용화보전의 석불상님도 내려다 보시면서 중생들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시는 듯 경내의 나무들이 축제 열기에 봄바람 춤을 춘다.

먹거리에서는 빈대떡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붕어빵이 그 뒤를 따르는 듯 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체험장에서는 페이스페인팅과 모루공예 그리고 풍선아트에 부모와 함께 한 어린아이들이 많이 몰렸다.

이밖에도 나비피리 만들기, 미니부채 만들기에도 어린아이들로 붐벼 마치 어린이 축제 같았다.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쌍둥이 남자아이가 얼굴에 예쁜 벚꽃 페인팅을 하고 양손에 솜사탕을 손에 들고 먹지는 않고 흔들기만 한다. 쌍둥이 재롱을 뒤따르는 아이 엄마의 웃는 모습이 꽃처럼 예쁘다.

민화 그리기와 버튼과 컵등(燈) 만들기 코너에는 청소년들이 붐볐다.

특이할 만한 것은 고령층을 위한 키오스크(무인자동주문기)기계의 무료체험이 돋보였다. 많은 노인들이 신기한 듯 진지하게 열심히 배우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경내가 축제로 화려함과 시끄러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삼불전과 극락전에서 정진 기도하는 신도분들을 보니, 한 지붕 두 가족 완전 딴 세상 같이 축제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멀리서 보니 꽃잎이 떨어진 무심천 벚꽃나무에는 짙 붉은 꽃받침대가 움트는 파란 나뭇잎과 함께 어우러져 꽃처럼 예쁘다.

축제 규모와 모인 인파를 생각하면, 용화사 경내의 공간적 협소함이 못내 아쉬웠다. 자원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수고와 사랑이야말로 올봄의 마지막 벚꽃이였다. 올해는 부족하고 아쉬움에 만족해 하면서 내년의 축제와의 인연을 마음속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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