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임재업 기자]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1리 ' 토닥' 카페가 눈에 띈다.
인구 236명(2023년 4월 14일 기준)의 작은 시골 마을 어귀에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 사랑방이다.
외부는 허름하기 그지 없으나 문을 열고 들어 가면 책을 비롯한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오래된 전축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로맨틱한 음악이 형형색색의 전구와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청년 이종효(35)씨가 일궈낸 삶의 터전이다.
안내면은 그의 고향이다. 대전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2014년 대학 졸업 이후 무작정 상경했다.
창조하는 영역인 뮤지컬 무대 장식 관련 회사에 우연히 취업하게 됐고, 업무도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 고시원 생활과 회식의 쳇바퀴 도는 삶이 계속되면서 월급쟁이 삶에 무기력함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상경 1년만에 고향으로 돌아 온 이씨는 자신이 농촌 체질임을 알게 된다.
2017년 3월 시골이 좋아 통장에 남아있던 500만원을 종잣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15만원에 20평 남짓의 공간을 임대했다. '토닥'은 커피점이 망하면 통닭집을 하겠다는 생각에서 이름 지었다.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기위해 손수 디자인하고 소품을 구해 그럴싸한 카페를 꾸며 놓았다.
초기에는 커피 추출기를 살 돈이 없어서 오로지 핸드드립 커피만으로 마을 주민들을 공략했다.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노인 고객들을 고려, 커피믹스와 우유, 얼음을 섞어 만든 맥심 셰이크를 개발했다.
또 충성 고객이 될 초등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멜론 시럽과 사이다를 섞은 음료수도 만들었다.
이씨는 죽어가는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 벽화 그리는 활동도 펼쳤다.
조금은 색다른 메뉴들과 영업방식이 2020년 이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고, 급기야 이씨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에까지 출연했다.
순식간에 이씨의 카페는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토닥의 장점은 안내면서 수확하는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시중에서 원료를 구입하지 않고 아버지 농장서
가져다가 선심을 팍팍 써도 많이 남는다고 했다.
딸기와 복숭아, 옥수수를 이용한 셰이크와 라테, 와플을 카페 대표메뉴로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딸기 셰이크는 단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월외리가 고향인 이씨는 안내초중,옥천고를 거쳐 대전 목원대를 졸업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시중 가격의 10~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딸기를 공급하니 가격경쟁력이 생겨 재료는 아끼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토닥은 하루 평균 50명이 찾고 많을때는 100명의 손님도 온다.
옥수수와 복숭아, 홍시를 이용한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시골 카페 토닥은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최근 옥천읍내와 대전에 이어 영동점도 오픈,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씨는 "농촌 마을을 찾는 귀농 청년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농산물을 가공하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며 "청년 귀촌 마중몰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옥천 임재업 기자 limup00@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