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충북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

[동양일보]코로나19 이후 노마스크로 즐기는 첫 번째 봄인 만큼 나들이와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질환으로 인해 괴로워하며 진료실을 찾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이다. 실제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전 국민의 20%가 한 번 정도는 진단받을 정도로 꽤나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질환은 체내에 침투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Allergen)으로 인해 면역반응이 급격히 활성화되어 발병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의 털 등이 대표적인 원인 물질이다. 요즘과 같이 큰 일교차, 건조한 날씨, 황사. 그리고 또 요즘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 콧속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을 마르게 해서 정상적인 살균, 여과, 습도조절과 섬모운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붓거나 예민해지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대표적인 주요 증상은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며, 이 중 두가지 이상의 증상을 갖고 있는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눈이나 코의 간지러움, 후각 감퇴, 두통, 청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바닥으로 코를 밀어올리거나 콧잔등이나 눈밑에 주름이 생기고 눈밑이 보랏빛으로 착색되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쳐 만성화되는 경우도 흔하다. 보통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코감기나 뜨거운 음식을 섭취할 때 콧물이 나는 음식유발성 비염, 특별한 원인 없이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후비루 등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걸 혈관운동성 비염, 비충혈제거제의 남용으로 인한 약물성 비염 등의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초기 증상이 비슷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방치할 경우, 만성비염으로 발전하거나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부비동염, 중이염, 인후염 등 다른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정상적인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천식을 동반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를 골아 수면 장애, 만성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는 환자의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보다는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침, 한약, 부항, 뜸 등으로 치료하고 있는데, 이 중 침, 한약 치료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의 완화와 삶의 질 개선에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져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도 많아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 번 증상이 발현되면 상당히 까다로운 질병이기 때문에 평소 예방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증상과 관련된 원인을 회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평소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며 실내 습도를 50% 이하로 낮춰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한 평소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과음, 흡연 등을 줄여주시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리하는 습관도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환절기에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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