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가업 잇는 오지훈 관리이사
사회적 책임 다하겠다는 의지가 성장의 원동력
전국 1800여 차량, 800여 개 영업소, 7개 터미널 등 확보
우암사옥은 우암 영업소로 존속…원형 모습 그대로 보존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

△시간이 주는 기억의 파편들이 구석구석 배어있는 곳
67년의 시간을 붙들고 있는 곳, 청주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식회사는 지금도 활발하게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생동하는 공간이다. 그곳엔 오래된 시간이 주는 기억의 파편들이 구석구석 고스란히 배어있다.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회장 오흥배·76)는 1950년대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으로 현재에 이른다. 1963년 건립된 당시 목조기와 사무실 한 개 동이 보존돼 있어 시간을 거슬러 가게 한다. 색 바랜 나무 기둥이 시간을 붙들고 있는 곳, 그곳에 가면 생활을 위해 분주하게 뛰었던 사람들의 노고가 읽힌다. 생활이라는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수고가 한눈에 보이는 듯하다.

 

기업을 운영하는 공간으로는 유일하게 청주의 미래유산에 선정된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식회사는 지금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한발 앞서 있다.
‘화물 운송과 생활 물류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 사주와 직원들의 가치가 만들어 낸 힘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청주 미래유산 선정 의미를 ’화물 운송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중앙로 95에 위치한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를 찾아 3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67년의 건물을 보존하고 있는 오지훈(46·사진) 관리이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20살부터 상하차 배달 등 현장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군 제대 후에는 서울터미널에서 본격적으로 현장 일을 배우고 대학 졸업 후 입사해 19년 재직하고 있다. 오 이사의 남다른 기업 운영 철학도 덤으로 들을 수 있었다.

 

△물류기업 이어가는 공간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는 1대 오주열 회장이 1956년 8월 청주 석교동에서 용달차 3대를 가지고 미곡상 운영을 시작했다. 4년 동안 준비기간을 거쳐 1960년 회사를 설립하고 2대 오흥배 회장이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창립 67주년을 맞았다. 현재 전국 1800여 차량, 800여 개 영업소, 7개 터미널 등을 확보하고 있다.
1990년 말 외환위기와 2000년 전후의 코로나19 위기는 전국 기업을 강타했다.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 300여명 직원들과 운영진은 위기의 시간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위기경영과 창조경영, 선택과 집중을 통한 도전적 글로벌 발전전략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고 명실상부한 물류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힘이다.

 

대신은 올 초부터 ESG 경영(나눔과 배려)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더불어 가는 회사’로 ESG 경영 목표를 실천해 가는 중이다.
현재 종합물류회사로 자리잡은 대신은 대신정기화물(주)이 국내 택배와 노선 정기화물 운송과 3자 물류를 담당한다. 대신물류개발(주)은 물류 연구개발과 시설유지 보수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대신복합물류(주)는 무역 유통과 복합운송주선을, 대신국제운송(주)은 미국·유럽과 아시아 국제물류 운송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다
대신은 오래전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 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08년(당시 1대 회장) 충북대에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보다 체계적 장학금 지급을 위해 2016년 오흥배 회장이 충북대와 함께 ‘호기심. 끼 장학금’ 제도를 탄생시켰다. 학업 성적보다 남다르고 특이한 ‘호기심과 끼’가 선발 기준이 됐다. ‘호기심·끼 장학제도’는 현재 충북도 인재양성재단에서 담당해 청주 지역 대학교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0여 명이 혜택을 받았고, 지급 액수만도 2억7000여만원이 넘는다.

 

대신은 지난 2021년 기업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연간 3~4차례 정기적 헌혈(최근까지 400여명 참여),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임직원에게 농산물 매주 제공), 각종 공공기관과 복지 시설 지원 등 불우이웃 사랑을 통한 사회공헌을 실천한다. 이런 공로로 대신은 대통령 훈포장과 휘장 등을 5차례 받았고, 40여 개의 상장과 상패를 받기도 했다.

 

오지훈 관리이사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배려와 상생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대화합의 정신”이라며 “배려와 상생은 인간의 근본이자 대신의 좌우명으로 자신은 물론 사회 더 나아가 국가 발전의 초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은 선대 회장 이후 줄곧 불우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불우이웃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대신 가족이다”며 “기업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상생을 통해 화합을 이루는 것은 물론 건전한 사회건설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대신의 방침이고 이런 토대가 굳건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50년 축조된 우암사옥은 우암영업소로 존속
1950년대 축조된 우암 사옥(목조건물 1동)은 우암 영업소를 겸하고 있다. 우암동 사옥이 오래되고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청주시 흥덕구 정봉동에 사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정봉 사옥이 건립돼도 우암사옥은 우암 영업소로 존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 관리이사는 “우암사옥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지만, 청주의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만큼 보수 등을 통해 원형 모습 그대로 보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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