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식 충북체육회 체육진흥본부장
[동양일보] “요 며칠 밥집열고 제일 바빴다. 내년에도 영동에서 하면 좋겠는데...” “아쉽지만 시·군 순회로 열려서 내년엔 진천이고 영동은 10년후 쯤이나 되어야...” 지난 5월 충북도민체육대회가 열린 영동읍 내 있는 백반집 사장님과 나눈 대화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시는 사장님께 10년 후에 꼭 다시 오겠다고 하니 밝게 웃으신다. 지금도 너무 고맙다면서...
3일간 짧은 기간이지만 식당이나 주점, 숙박업소 등에 사람들이 북적되어 동네 분위기가 활기차지고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62회 충북도민체육대회가 지난 5월 11일~13일 영동군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살맛나는 영동 하나되는 충북' 이라는 슬로건 아래 11개 시·군 4700여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해 축구 등 26개 종목에서 지역의 명예를 걸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대회 첫날 오후 7시, 영동군민운동장을 가득 매운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대회 하이라이트인 개회식이 펼쳐졌다. 김영환 도지사, 황영호 도의장, 윤건영 교육감 등 도단위 기관 단체장은 물론 정영철 영동군수를 비롯한 10개 시장과 군수가 모두 참석했고, 국회의원, 도의원, 시군의원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다.
개회식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내빈들의 전용좌석 이었던 운동장 본부석을 일반 관중에게 내주고 무대 앞 운동장에 좌석을 마련해 무대 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환영하는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그중 단연 돋보인 것은 조율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주제공연으로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국악의 고장답게 가야금을 조율하는 과정을 따라가듯 자연과 문화와 사람과의 조율로 표현했다. 특히 LED미디어퍼포먼스 천고무와 중앙무대 LED를 통한 미디어스크린과 리프트 구조물을 이용해 옥계폭포에서 피리를 연주하는 난계 박연 장면은 황홀 그 자체였다. 이어서 세종대왕 어가행차, 과거와 미래가 함께 즐기는 여민락, 미디어대북퍼포먼스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역대 도민체전 주제공연 중 제일로 손꼽히는 공연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튿날 종목별 경기가 사건사고 없이 마무리됐고 마지막 날 오후 5시 영동체육관에서 시상식을 끝으로 3일간의 뜨거운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청주시가 7년 연속 종합우승의 아성을 이어갔고, 진천군과 음성군이 2위와 3위를, 개최지인 영동군이 4위를 차지했다.
영동군은 12년만에 개최하는 이번 대회를 위해 일찌감치 도민체전TF팀을 꾸리고 영동군체육회 임직원을 비롯해 영동군민 모두 혼연일체가 돼 만반의 준비를 다했고 영동만의 특색 있는 문화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특히 관내 기업 우수제품 전시, 농특산품 홍보 판매장 운영, 전통시장 할인쿠폰 이벤트를 통해 영동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개회식에서 선보인 첨단과학기술의 결정체 드론 아트쇼를 통해 세계가 인정한 와인1번지 영동, 영동군의 고부가가치 산업인 일라이트, 스마트팜 혁신밸리, 포도, 곶감 등 영동의 먹거리,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 유치기원 등 영동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전달해 도민들에게 널리 홍보하는 등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였다는 평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힘써주신 영동군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번 대회가 영동군 체육 인프라 확충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한 군민 건강증진 및 삶의 질 향상으로 '살맛나는 영동 실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북도민체육대회가 전문체육 육성이라는 기본취지를 살려나가고 도민의 건강증진과 화합을 다지는 스포츠 문화축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 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는 진천군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