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과 관람객을 이어주는 사람”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지난 5월 10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 충북갤러리에 대한 지역 미술계의 기대와 관심이 뜨겁다. 충북도는 충북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 작가들에게 안정적인 전시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미술계의 중심지인 인사동(인사아트센터 2층)에 충북갤러리의 문을 열었다.

특히 충북 근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린 8명 작고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전시한 개관전 ‘충북 예술의 서막-그 영원한 울림’은 충북갤러리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개관전은 손명희(53·사진) 충북갤러리 관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손 관장은 “앞으로의 전시가 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 미술계가 충북갤러리에 거는 기대가 많다 보니 각자 위치에서 바라보는 시선들도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획전으로 좋은 작가를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고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 두가지가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 두 개의 절충안을 잘 살려 충북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이 과제고 앞으로 풀어야 될 숙제”라고 강조했다.

충북갤러리가 자리한 인사아트센터(지하 1층~5층)는 대관을 하거나 기획전으로 사용되는 지상 1층을 제외하곤 충북을 비롯해 전남, 전북, 경남, 제주 등이 마련한 갤러리들이 5개 층에 나란히 들어서 있다. 지자체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없을 수 없는 곳이다.

손 관장은 “2층이라는 공간이 매우 메리트가 있다”며 “이 공간에서 충북이 더 역량 있는 전시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것은 물론 이를 홍보하고 관람객들에게 작가들의 숨은 의도와 작품을 설명하는 역할까지 해야 하는 그는 미술작품과 관람객을 잇는 ‘끈’이 돼주는 학예연구사다. 그는 “학예연구사는 미술에 대한 지식을 관람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최신 트렌드도 읽어야 하는, 그야말로 만물박사가 돼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충주여고를 나와 충북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져왔던 미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유학, 그르노블대 미술사학 학사, 동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학예 인턴으로 시작해 2012년부터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관 학예연구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20여개의 기획전시를 선보였으며 이 가운데 안승각·안영일 부자의 예술과 삶을 조명한 ‘거장의 귀환’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개관 10년이 넘은 충북문화관과 이제 막 개관한 충북갤러리 모두 충북 미술의 역량을 잘 펼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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