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수 충북경찰청 경비과 경비경호계 경장

안희수 충북경찰청 경비과 경비경호계 경장

[동양일보]지난달 17일을 끝으로 마지막 남은 208명의 의경이 전역하면서 40년이 넘게 이어온 의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정식 명칭은 군인 신분으로 군 생활을 하는 의무경찰이 맞는데 흔히 의경이라고 줄여서 호칭하는 게 일반적이다. 경찰 역사를 살펴보면 그동안 의경이 경찰조직에서 해온 역할은 치안 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동대와 방범순찰대는 집회·시위관리와 방범순찰 및 교통근무 등의 업무를 전담했고, 일선 경찰서에서는 타격대가 운용되면서 청사방호 및 실종수색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경찰의 여러 분야에서 치안업무를 보조해왔다.

집회시위 현장에선 늘 그들이 있었고, 평소에 운전을 하고 다니다 보면 전국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그들을 볼 수 있을 만큼 그들의 존재는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들로 인해 사회질서, 교통질서는 어느 정도 유지되었고 그들로 인해 범죄도 어느 정도 예방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경찰 내에서도 의경 폐지로 인한 치안 공백에 대비하여 경찰관으로 구성된 기동대를 점차 확대시켰지만, 그 규모나 인력은 의경에 비하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과거 의경이 전담하던 집회·시위관리를 경찰관으로 구성된 기동대가 그대로 담당하고 있고 교통·지구대 등 민생치안 지원근무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야간 당직기동대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테러·대간첩 작전수행, 경호, 축제 안전관리 등 다양한 임무를 경찰관기동대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서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집회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경찰력의 요청 또한 이에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전국에서 개최된 집회·시위는 8만 6552건으로 전년에 비해 11.7% 증가했으며, 22년 역시 정권교체와 펜데믹이 종료되면서 상당히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를 보아도 연일 용산과 광화문 등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되면서 지방의 기동대 또한 매주 서울로 지원하고 있어 기동대 경찰관에게 휴일을 보장받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돼버렸다.

이쯤되니 그동안 의경으로 복무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는지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의무경찰...있을 땐 몰랐는데, 없어지고 나니 그들의 존재가 더욱더 감사하게 느껴진다.

비록 사회적 변화와 정책에 의해 없어지긴 했지만 의무경찰 그들이 경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것 만큼은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