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킬러문항 배제 당연…변별력 마련에 머리 맞대야”
수능 5개월 앞두고 평가원장 사임···수능 관리 비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5개월 앞두고 나온 수능 출제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을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지시와 관련해 주말 사이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출제 경향 변화를 우려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유명 수능 강사들도 SNS에 글을 올리면서 이번 사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수능에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는 대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교원단체와 시민단체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수능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 이를 통해 대학 수학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평가라는 점에서 학교 교육과정에 없는 킬러 문항 배제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고 해서 수능 출제가 불가능하거나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변별력을 갖추면서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수능 출제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던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이날 논평을 내고 당정의 킬러 문항 배제 방향을 지지하면서도 곧 발표될 2028 대입 제도에서는 절대평가 방식을 포함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교육발전소는 윤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은 난데없는 수능 관련 발언으로 수험생과 교육현장에 혼란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논평을 내 정부는 수능의 변별력을 강조했고 그것이 지난 몇 년간 킬러문항이란 것을 통해 증명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사교육비의 원인이 바로 변별력 있는 수능문항이었다높은 변별력을 유지하되 교육과정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대책은 현재의 대학입시체제에서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즉흥적이고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기보다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입제도개편 방안을 마련하라수습방향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교육의 정상화와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수능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이날 전격 사퇴하면서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학년도 수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올해 수능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마저 감지되는 가운데 입시업계에서는 수능 난이도를 예단하기보다 교과서 위주의 중간 난도 문제 풀이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규민 원장은 6월 모의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이날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평가원장이 수능을 앞두고 모의평가 결과 때문에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보고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수능을 언급하며 촉발됐다.

윤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수능 출제를 직접 언급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수능의 적정 난이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수능의 적정 난이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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