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지 않은 근육량 많을수록 간 섬유화 발생 2.8배 높아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에서 간 섬유화 진행을 막으려면 근육의 양보다 ‘질’에 신경써야 한다. 따라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는 간 섬유화 예방을 위해 식단조절과 함께 유산소·근력운동 병행 등 근육의 질 개선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직무대리 장희창)에서 기획 지원한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를 위한 비알코올지방간 환자 코호트 구축’ 과제(연구책임자 서울대 김원 교수)연구에 따르면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들의 근육 질 지도(Muscle quality map)를 이용해 근육의 질을 구분한 결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많이 가진 환자군에서 간 섬유화 진행 위험도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그동안 근감소증이 있거나 골격근량이 적은 경우 비알코올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들에서의 간 섬유화 진행에 근육의 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는 분명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간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 292명(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지방간질환 코호트)을 대상으로, 복부 CT로 평가된 근육의 질에 따라 근육량을 네 군(사분위수)으로 나눠 간 섬유화 진행 정도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LAMA)을 가장 많이 가진 환자군(상위25%)이 가장 적게 근육량을 가진 환자군(하위 25%)에 비해 간 섬유화 진행 위험도가 2.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근육에 지방이 거의 없는 건강한 근육량(normal-attenuation muscle area, NAMA)과 전체근육량(total abdominal muscle area, TAMA)은 간 섬유화 진행 위험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간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들에서 특히, 근육의 질이 간 섬유화 진행 여부 결정에 매우 중요한 인자임을 직접 확인한 결과이며, 더 나아가 비조영 복부지방 CT 촬영을 통한 근육의 질 평가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에서 간 섬유화 진행에 민감한 환자들을 조기에 예측하고 진단 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질환 등 소화기내과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소화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논문 영향력지수 IF 9.524)> 인터넷판에 최근 게재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향후 비알코올지방간질환 단계에서 사전에 심혈관질환 합병증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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