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장
[동양일보]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6차 한방의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0% 이상의 한방의료경험이 있으며 그중 94.2%가 질환치료 목적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방문자의 3/4 정도의 이용목적은 근골격계 치료였고 허리치료 목적이 다시 75% 정도에 달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허리가 아프면 우선 침을 맞으러 가까운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 층과 중장년층 이상이 내원하는 목적은 사뭇 다른 편이다. 젊은 층의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 무리한 운동, 급작스럽게 가해진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로 내원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반면, 50대 이상의 경우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 척추관협착증인 경우가 더 많다.
척추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모두 신경을 압박하여 찌릿한 통증과 저림증상까지 동반하는 통증 반응은 비슷하고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허리디스크의 경우 정식명칭인 추간판탈출증에서 보듯이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고,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주로 퇴행성 변화로 수분이 빠지면서 척추관 사이의 간극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굽혀야 척추관 사이 간극이 넓어져서 신경 압박이 줄어들어 편해지고, 허리디스크는 눕는 자세처럼 허리를 펴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지 못하게 해야 편하게 느껴진다. 일명 ‘꼬부랑할머니’는 농사일과 집안일은 계속 해야 하는데, 꼬부리고 앉으면 허리통증이 덜해지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이 누적되어 체형이 변해버린 것이다.
보통 퇴행성 변화는 불가항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40대 이상의 일반인들이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척추관이 조금씩은 좁아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말도 허리통증이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라는 말도 모두 분명 맞는 말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디스크 탈출이 심해 다리에 마비증상이 생기거나 대소변 장애가 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즉각적으로 수술을 할 필요도 없고, 퇴행성 변화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늦추거나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핵심은 ‘근육’이다.
우리 몸은 뼈, 뼈와 뼈 사이를 이어주는 인대, 인대 주변을 둘러싼 근육, 힘줄, 피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뼈를 단단하게 잡아주어 몸을 지탱하는 근본적 힘을 내게 해주는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퇴행성 질환 관리의 핵심이다. 실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치료속도나 회복속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주로 근육량이 많을수록 그리고 꾸준히 식사와 운동을 해주시는 분들이 효과가 좋다. 실제 허벅지 근육의 두께와 평균수명과 삶의 질과의 관계를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근육이 발달할수록 수명이 길었고 건강하게 노년을 보낸다는 결과도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척추도 이른바 중심근육 혹은 코어 근육이라 불리는 3대 속근육인 장요근, 요방형근 그리고 척추기립근 등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보통 허리통증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골프, 테니스, 볼링 등의 편측운동보다는 걷기, 수영, 등산 등 양측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다. 다만, 다른 관절의 상태, 체중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전문의를 찾아 나에게 맞는 운동을 먼저 파악하는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