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감동과 위로 주는 미술관으로”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시민들에게는 감동과 위로를, 지역 작가들에게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돼 주는 것이 바로 청주시립미술관의 역할입니다.”
2016년 7월 1일 개관해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청주시립미술관. 2019년 9월 취임해 4년째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이상봉(60·사진) 관장은 청주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청주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한 예술가의 문화 유전자가 배어있는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 김복진을 시작으로 김기창, 윤형근, 정창섭 등 한국 현대미술의 구심점에 있었던 작가들이 배출되고 활동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지역의 미술관으로서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글로벌한 작가로 성장시키는데 밑거름이 돼야 한다”며 “좋은 작가들과 함께 기획전을 개최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는데 역할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전을 만들기 위한 전시 예산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해외 유명작가들을 섭외하기에는 현재의 미술관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 선보였던 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 전시 ‘빛으로 그린 신세계’는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전시는 회화, 설치,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정교한 기획력으로 청주시립미술관을 전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인 2만여명이 다녀갔다.
무엇보다 지역 미술사에 관심이 많은 이 관장의 역량이 발휘된 지점은 바로 김복진미술상 제정이다.
이 관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조각가 김복진을 기리는 김복진미술상 제정과 동시에 김복진과 한국근현대조각가들의 전시를 추진한 것이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이라며 “향후 미술인들이 꼭 받고 싶어 하는 상이 되도록 김복진미술상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본관을 비롯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대청호미술관, 오창전시관 등 3곳의 분관을 운영하고 있다. 학예연구팀은 팀장 1명과 학예연구사 8명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4곳의 미술관의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기에 결코 많은 인원이 아니다. 관장의 리더십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이 관장은 “학예사들의 의견과 생각들을 먼저 들어보고 최종 조율의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편”이라며 “학예사들의 역량에 맞는 업무 배치와 일에 대한 판단을 분명하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중앙대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독일 베를린 국립 조형예술대학에서 조형미술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 '종촌 가슴에 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충청권을 중심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수차례 기획·추진했고 2014~2018년 대전시립미술관장을 역임하며 아시아태평양현대미술특별전, 21세기 하이퍼리얼리즘전, 2018 대전비엔날레전 등을 총괄 기획했다.
2019년 9월 1일 청주시립미술관 관장 2년 임기로 취임했으며 3년 연임돼 2024년 8월 31일 임기를 마친다.
그는 “남은 1년의 기간을 시민들에게 좋은 기억이 되는 전시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청주공예비엔나레기간에 개최하는 ‘건축, 미술이 되다’와 내년 프랑스정부기관인 프락 소장품을 선보이고 청주청원통합 10주년 기념전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