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사 대웅전.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충북 옥천군의 용암사는 장령산 중턱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이다.

신라 진흥왕 13년(552년) 의신조사(義信祖師)가 세웠다.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고 해 용암사라 불린다.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지만 창건은 1년이 앞선다.

비록 큰 절은 아니지만, 천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고찰을 보면 깊은 불심을 느낄 수 있다.

이 고찰에는 보물 1338호 용암사 동서삼층석탑과 천연 바위에 새겨진 높이 3m의 충북도 유형문화재 17호 용암사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일반적인 사찰의 석탑은 주로 대웅전에 가람배치(伽藍配置)로 설치되지만, 용암사의 동서삼층석탑은 사방이 한눈에 조망되는 북쪽 낮은 봉우리에 있어 고려시대 성행했던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천비보 사상이란 탑이나 건물을 건립해 산과 내의 쇠퇴한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학계에 확인된 산천비보 사상에 의해 건립된 석탑 중 유일하게 쌍탑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상은 용암사에선 마의태자상이라고 말한다.

당시 마의태자를 추모하던 신라의 석공이 태자의 모습을 조각했다고 전해지는데 큰 암벽을 파내고 그 안에 불상을 새겼다.

불상의 가사(옷자락)가 바위의 붉은색과 어우러져 있는 점이 독특하다.

발을 좌우로 벌리고 연꽃 대좌 위에 서 있는 모습으로 가늘고 긴 눈과 코를 표현했고 작은 입은 옅은 미소를 띠고 있다.

용암사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풍광의 운해와 일출이다. 이곳 운해는 충북도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CNN go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꼽혔다.
용암사 주지 덕암스님.
용암사 주지 덕암스님.

기온 차가 큰 계절(10~12월)이 오면 새벽녘 구름 위, 해 뜨는 장면을 보기위해 월평균 3400명의 사진작가와 관람객들이 찾는다.

이 때문에 용암사는 운무대를 따로 설치해 놓았다.

용암사 주지 덕암스님은 “용암사는 종교 교파와 상관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고찰”이라며 “아름다운 풍광을 온누리에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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