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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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스파탐의 안전성 문제로 소비자가 혼란에 빠졌다. 콜라나 막걸리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독성학자로서의 의견을 밝혀본다. 아스파탐(Aspartame)은 설탕 1/200 용량에도 단맛을 내는 설탕대체 저칼로리 인공감미료로 다이어트콜라 같은 음료에 사용된다. 아스파탐은 1974년 미국 FDA가 철저한 검증을 거쳐 허가한 물질로 1981년 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는 하루 섭취량인 ADI를 제한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인정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안전성 논란으로 펩시콜라는 2015년 자사 탄산음료에 아스파탐 사용을 중단했다가 이듬해 다시 사용했으며 2020년 사용을 중단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효과 없으며 ‘가장 낮은 등급인 2B군 발암물질’에 추가한다는 보도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식약처나 미국 FDA는 식품 중 발암성 오염물질을 인구 100만 명당 1명 이상 암이 발생하지 않는 기준인 ADI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약은 아픈 환자에 적용되기에 이득이 크다면 부작용도 허용되지만 식품은 남녀노소 매일 섭취하기에 부작용은 허용되지 않고 평생 매일 먹더라도 해롭지 않은 ‘1일 섭취허용량(ADI, Acceptable Daily Intake)’으로 관리한다. 아스파탐의 ADI 수준은 어린이(35kg)가 다이어트 콜라 250㎖ 1캔(아스파탐 43㎎함유)을 매일 55캔 마시는 용량, 막걸리 경우 성인(60kg)이 750㎖ 1병(아스파탐 72.7㎖함유)을 매일 33병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카라멜색소는 빵, 간장, 자장면, 맥주, 족발 등 갈색을 내는 식품첨가물로 사용돼 왔다. 카라멜색소의 유해성 논란은 2011년 코카콜라의 특유한 색을 내는 캐러멜색소에 4-MI (4-methylimidazole)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됐다. 4-MI는 동물실험 결과, 폐종양과 백혈병의 유발돼 국제암연구소(IARC)는 2B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미국 FDA는 코카콜라에서 검출된 4-MI 평균함량은 355㎖ 기준 103㎍으로, 70㎏ 성인이 하루에 1000캔 마셔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식약청은 국내 유통 콜라 4-MI의 노출량은 허용기준 약 0.1% 수준으로 매우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이같이 과학적 팩트에 의해 아스파탐과 같은 2B군인 카라멜 색소에 포함된 4-MI의 발암성 논란은 종식됐고 현재에도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애용하는 음료가 됐다.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은 어떨까?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소, 돼지, 양의 붉은 고기도 직장암, 췌장암, 전립선암의 유발 가능성에 2A군 발암물질에 분류됐지만 누구나 즐겨먹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아스타팜은 ‘2A군 발암물질인 붉은 고기’보다 낮은 2B군으로 위해성이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바캉스 철이 되면서 야외 바베큐가 한창이다. 번개탄이나 숯불 직화구시 연기, 미세먼지와 고열 처리과정에서 생성되는 벤조피렌, 폴리염화비페닐 등의 발암물질의 위해성은 사실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식품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돼 사회적 문제가 된 계란살충제의 피프로닐, 천연물의약품의 벤조피렌, 골뱅이통조림의 포르말린 사건을 돌아보면 기준치 이하 극소량이 검출돼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지만 위해성이 과장되면서 기업은 매출 폭락, 소비자는 불안에 떨었다. 식품과 방사능의 안전성, 문제는 양이다. 위해성은 양이 결정한다. 독이라도 양이 적으면 문제가 없다. 후쿠시마 오염처리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하고 오염수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정부·원자력·방사성 전문가의 의견은 팩트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송송구멍탁’ 광우병에 걸린다는 거짓과 괴담으로 국가는 패닉에 빠졌다. 소고기는 2A군 발암물질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1위 국가이다. 광우병 괴담을 선동했던 정당은 아직 사과 한마디 없이 다시 오염처리수 괴담으로 국민에게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고 수산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모두 오염처리 방류수의 안전성 우려를 ‘문제는 양이다!’는 팩트에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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