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역사회 밝힐 것”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취임식 보다 장화 먼저 신겠습니다.”

윤정숙(60‧사진)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충북) 지구 44대 총재는 20일 그랜드플라자 청주 호텔에서 계획된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하고 재난재해 봉사단을 꾸려 이번 수해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라이온스 충북지구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재로 이름을 올린 윤 총재는 97%라는 역대 최고의 득표율로 44대 총재에 선출됐다.

윤 총재는 “지난 주말 발생한 이번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것이 우선이기에 취임식 대신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첫 임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에게 봉사는 일상이다. 한국한센복지협회 충북세종지구에서 1982년부터 2013년까지 30년 가까이 근무하며 한센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펼쳐왔던 그는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청주 힐링봉사회에서 수년간 봉사활동을 해왔다.

 

라이온스와의 인연은 2008년 청주백합라이온스클럽에 자발적으로 입회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백합라이온스 회장을 역임한 후 충북지구에서 지대위원장, 지역부총재, 지구1‧2부총재 등을 거쳤다.

윤 총재는 “많은 라이온들이 믿어준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총재가 되겠다. 모두 함께 즐거운 봉사자들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슬로건인 ‘칭찬, 존중, 배려로 변화하는 라이온’을 중심으로 더 건강하고 더 발전된 충북지구의 초석을 다지는 한해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라이온들의 이야기들을 경청하겠다”며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충북지구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라이온협회는 1917년 미국에서 창립돼 215개국에 4만8300여클럽과 134만여명의 회원이 있다. 라이온스 충북지구에는 현재 105개 클럽, 3000여명의 회원들이 어렵고 소외된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총재는 “라이온스 활동의 꽃은 소규모 클럽”이라며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각 클럽들이 많이 침체돼 있어 이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가덕면 시골 마을 출신이다. 스무살,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한센복지협회에 일하게 된 것이 봉사하는 삶의 시작점이 됐다. 청춘을 모두 바친 이 단체에서 그는 한센인들을 계몽하고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그는 “초창기엔 어려움이 많았지만 사명감으로 일하다보니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03년 충청대 사회복지학부에 입학해 만학도의 길을 걸었다. 이후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며 적십자사 청주힐링봉사회장, 흥덕지구협의회 감사, 충북도 수영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파리바게트 봉명점을 남편 박원규(66)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슬하에 1남 1녀가 있다.

그는 “라이온은 지역 사회의 어두운 곳을 지원하는 봉사자들”이라며 “여성이라는 장점을 살려 좀 더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역 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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