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진 루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제 음악 인생의 마지막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하는 중입니다.”
충북도 최초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루아오케스트라를 지난 1년여간 이끌어온 김남진(62‧사진) 예술감독.
김 예술감독은 “단원들이 끝도 없이 흡수하고 받아들이고 기대 이상으로 잘 따라주는 모습에서 매일매일이 감동”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스템 반도체 전문기업 ㈜네패스(CEO 이병구)는 지난해 5월부터 단원을 채용해 11월 창단연주회로 루아오케스트라의 시작을 세상에 알렸다.
루아오케스트라는 네패스가 발달장애인들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현재 23명의 단원이 채용됐고, 단원들은 매일 4시간씩 연주연습을 하고 매월 93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다.
김 예술감독은 “실제 단원 90% 이상이 악보도 볼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 네패스로부터 제안을 받고는 걱정이 많았다”며 “그러나 창단연주회를 위해 5개월 동안 연주연습을 하면서 단원들이 쏟아내는 열정을 보며 쓸데없는 걱정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루아오케스트라는 첫 창단연주회 이후 네패스 각 사업장 순회공연과 관공서, 사회단체, 일반학교, 특수학교 공연 등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총 46회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 왔다. 안산 명혜학교, 논산 강경여중 등 다른 지역 초청공연도 선보였다. 공연 횟수로만 보면 청주시립교향악단이나 충북도립교향악단 같은 프로 오케스트라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김 예술감독은 “장애를 가진 단원들과 함께하면서 오히려 오케스트라는 언제나 즐겁고 재밌어야한다는 가치관을 실현하고 있는 중”이라며 “단원들을 사랑하고 함께 음악으로 교감을 나누는 일이 어느 때 보다 즐겁다”고 미소지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청주대 음악교육과(콘트라베이스 전공)를 졸업하고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1993~1995년)에서 콘트라베이스 석사학위를 받았다.
청주시립교향악단과 충남교향악단에서 연주자로 활약했고 2009년 이탈리아 A.I.ART 아카데미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디플로마 학위를 취득한 후 지휘자로 활동중이다.
2010년 음악전공자들로 구성된 민간오케스트라인 충북챔버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예술감독으로 활동중이며 2012년 창단한 충북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루아오케스트라가 전국 50여개팀의 치열한 예선을 거쳐 오는 9월 26일 서울 건국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7회 대한민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며 “본선은 6개팀이 겨루는데 1등 상금이 1000만원”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평생 음악을 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