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여성 청년농 파파이팜 송지은씨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건축학도였던 20대 여성이 대학을 졸업한 뒤 똑똑한 농사꾼으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충주 호암지 둑 밑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파파이팜 송지은(여·29·사진)씨.

송씨는 아직 앳된 20대 여성 농업인이지만, 과수원에서 농사를 짓는 마음은 넉넉한 ‘왕고참’ 농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송씨가 여성 청년 농사꾼으로 입문한 계기는 어머니다.

그는 2020년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앞서 2016년 서울에서 귀농·귀촌한 어머니를 따라 충주에 정착하게 됐다.

농업과는 무관한 건축학을 전공했던 그는 막상 사회생활 첫걸음을 귀농·귀촌한 어머니처럼 농사꾼으로 변신하는 게 엄청 힘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끈질긴 권유로 직업 선택의 꿈을 접은 그는 외할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8900㎡ 면적의 배 과수원을 직접 관리하며 배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젊은 패기와 여성의 섬세함을 무기로 해 다른 농가와의 차별성을 두고 배 과수원에다가 과수원 귀퉁이에 카페를 차리고 청소년 자퇴 숙려제 인증으로 체험·교육농장까지 운영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고·원앙·추앙·감천 등 다양한 배 종류를 활용해 생배즙을 만들고 도라지배즙은 응용품목이라고 송씨는 설명했다.

어머니가 맡고 있는 농장 대표 자리는 아직 꿰차진 못했지만, 어엿한 젊은 여성 농업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다.

여기에다가 직접 재배한 배를 활용한 각종 디저트 만들기 체험과 체험·교육농장 운영 등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와 협약을 통한 직접 수확한 배와 키위를 잘 배합한 ‘배키위잼’과 당귀와 병풀나물을 활용해 빵과 샐러드 프레싱 소스인 페스토를 개발하는 등 과수원과 직접 생산한 농산물에 자신만의 색칠을 입혀 나가고 있다.

배 조청을 활용해 개발한 옛날과자 ‘오란다’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 세대인 만큼 틀에 박히지 않고 유연한 사고로 다양한 판로를 확보한 점도 돋보인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플리마켓, 라이브커머스, 로컬 매장 등 다양한 활로를 찾은 결과 전체 매출 90%를 차지하고 있다.

7년째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와 저탄소 인증 유지는 과수원 자랑거리다.

송씨는 “현재 안주하지 않고 배를 활용한 가공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라며 “2025년에는 매출 1억 달성을 목표로 달릴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아직 앳된 20대 여성 농업인이지만, 배를 가공해 만든 신제품 개발과 향후 매출 증대에 도전하는 목표는 프로농사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씨는 “과수원과 카페, 체험농장 경영 철학은 여성 농업인의 섬세함을 무기로 과수원을 직접 방문하는 손님에게 신뢰와 만족을 심어드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맛과 품질 관리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은씨는 올해 청년 창업농으로 선정됐고, 충주시4-H연합회 부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지난해부터 충주시 청년농업인 마케팅사업단에 가입해 농업 관련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yks0625@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