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집전미사 거행되는 청주교구의 중심

내덕동 주교좌 성당 전경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붉은 벽돌과 기와지붕,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건축물이 돋보이는 천주교 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 성당(주임신부 반영억 라파엘·청주시 청원구 공항로22번길 12).

내덕동 성당은 청주교구의 교구장(주교)이 관장하는 중심교회로 ‘주교좌 성당’ 또는 ‘교구 성당’이라고 부른다. 주교좌 성당이지만 실제로 주교가 이 성당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주교는 사천동에 위치한 청주교구청에서 지낸다. 주교좌 성당이란 '주교의 좌'가 있는 성당을 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교 집전미사가 내덕동 성당에서 거행된다.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상징이기도 한 방고개(일명 밤고개)에 위치한 이 성당은 천주교 종탑이 우뚝 솟아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재 신자수는 4760명(청주교구 집계). 밤고개 일대는 최근 구도심이 돼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으나 1980년대만 해도 젊은 신자들이 많았고 레지오, 빈첸시오 등 각종 모임이 가장 활발히 이뤄졌던 곳이다.

내덕동 성당은 미국의 ‘메리놀외방전교회’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특히 올해는 메리놀회가 1923년 한국에 진출 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5월 10일 김종강 시몬 주교의 주례로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진출 100주년 감사미사를 거행하며 의미를 되새겼다.

메리놀회에서 건축한 성당은 네 가지 특징이 있다. 평면은 라틴 십자형이어야 하며 벽체는 붉은 벽돌로, 지붕은 목조 지붕틀 위에 기와를 얹는 방식으로 하되 중국풍 형태의 곡선을 살려야 한다. 또 반드시 미국 메리놀회 본부 종탑을 본떠야 하고, 자유로운 공간구성과 융통성 있는 공간사용이 고려돼야 한다. 이 조건을 다 충족시켜 지어진 곳은 내덕동 성당 뿐이다.

성당은 1957년 8월 15일 설립됐다. 초대 주임은 메리놀회 출신 나길모 굴리엘모 신부(미국인·본명 윌리엄 존 맥너튼)다. 이어 이중권 신부가 부임하면서 한국인 사목 시대를 열었고, 김광혁·권오정·김원택·장봉훈(주교)·경덕수 신부 등 청주교구 1세대 사제들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특히 내덕동 성당은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이자 2대 교구장을 역임한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28년 동안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반영억 라파엘 주임신부
반영억 라파엘 주임신부

 

반 신부는 “내덕동 성당은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를 사목 지표로 내걸고 있다”며 “하느님께로 가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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