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삼 한국전력 배전운영부 차장
[동양일보]유난히 길고 많은 장맛비로 도내 전역이 몸살을 앓은데 이어,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일 전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열대야가 일어났다. 청주지역도 밤 기온이 25.2도를 기록했으며 무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7년 만의 슈퍼 엘니뇨가 몰고 온 유래없는 더위와 폭우로 전 세계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기사는 이제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최근 아파트 노후 전기설비 고장으로 인한 정전 관련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아파트 노후 전기설비 고장은 7~8월에 연간 발생량의 50%가 집중되고 있다. 이중에도 20년 이상 경과 또는 세대당 전력이 3kW 미만 아파트에서 자주 발생한다.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세대당 전력수요에 맞춰 전기설비가 설치됐는데 과거에 비해 건조기,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전력사용량이 큰 가전제품이 늘어났다. 또 이상기온으로 에어컨 사용이 크게 증가해 전력사용량을 견뎌내지 못하고 고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아파트 전기설비 고장이 발생하면 단지 내 수백 ~ 수천 세대가 정전으로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또 아파트 내에서 일어난 전기설비 고장은 한전 설비에도 영향을 미쳐 인근 지역의 정전으로까지 파급될 수 있다.
한전은 아파트 설비가 고객설비라 하더라도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다방면으로 정전 예방과 지원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진단장비가 부족한 아파트를 위해 매년 4월부터 전국 고압아파트를 대상으로 열화상진단을 시행하고 보수가 필요한 불량설비를 안내했다. 또 원격검침장비를 이용해 부하를 모니터링 하고 변압기 용량 대비 70% 이상 부하가 초과되는 아파트단지에 용량증설 안내를 시행하고 있다.
한전에서는 아파트 전기안전관리자 등에 유용한 인공지능형 앱인 ‘파워체크 모바일’을 개발해 전기사용 현황, 전기품질 정보, 최대부하예측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 아파트 전기설비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파트 전기설비에 고장이 발생돼 자체복구까지 장시간 소요가 예상되는 경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임시 공급설비 구성 등의 응급복구 지원을 할수 있도록 항상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전의 이와 같은 노력보다 아파트측의 정전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설비관리와 입주민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또는 전기안전관리자는 변압기 등 전기설비가 적정용량인지 확인하고, 피크시간대 절전유지, 노후·불량 설비는 제때 교체해야 한다. 비상용 자가발전기 등 대체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변압기 용량이 부족한 아파트에서는 한전에서 시행하는 노후 변압기 교체 비용 지원사업을 고려해 봐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의 관심과 에너지 절약, 전기설비 관리자들의 세심한 관리, 한전과 전기안전공사의 지원체계를 통해 시민 모두가 폭염 속에서도 불편함이 없이 지나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