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슬기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손슬기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동양일보]우리가 말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 심지어 숨을 쉴 때도 사용하는 턱관절은 하루에 3000번 이상 움직이는 몸에서 가장 바쁜 관절이다. 사용량이 많은 만큼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턱에서 통증과 함께 소리가 나고 입을 벌리는 동작이 제한되는 등의 증상을 통틀어 ‘턱관절 장애’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턱을 움직일 때 ‘딱딱’ 소리가 나는 정도지만 점차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끼는 단계로 점차 악화 되는 것이 특징이다.

턱관절 장애가 나타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외부적인 충격 외에도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 음식물은 한 쪽 턱으로만 씹는 습관, 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 등 평소의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턱관절 장애를 생활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 진단해볼 수 있을까. 먼저 검지, 중지, 약지를 나란히 붙인 다음 똑바로 세워 입에 넣었을 때 모두 들어갈 만큼 입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는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거울을 보고 입을 벌렸을 때 턱이 지그재그로 벌어진다거나, 양 검지를 귀 앞 오목한 곳에 대고 입을 벌렸을 때 좌우 턱관절이 벌어지는 속도에 차이가 난다면 역시 마찬가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목 자세에 신경쓰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사람의 머리는 약 4~6kg 정도 되는데, 경추(목뼈)의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해지는 ‘일자목’ 혹은 ‘거북목’ 자세가 이어지면 머리를 지탱하는 경추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된다, 이는 경추와 연결된 턱관절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턱을 여닫는 중심축이 경추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사용, 구부정한 자세로 모니터 보기 등 목을 장시간 숙이는 행동은 턱관절 장애를 유발하고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턱관절 장애는 특징적으로 10~20대 환자 수가 많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턱관절 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50만9439명의 환자 가운데 약 40%가 10~20 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 사용의 생활화, 입시·취업 공부로 인한 자세성 긴장과 더불어 스트레스에서 찾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했을 때 습관적으로 이를 악물게 될 경우 안면 근육을 긴장시키고 위·아래 턱 뼈의 정상적인 교합을 방해해 턱관절 장애의 위험을 높인다.

한방에서는 턱관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추나요법, 침, 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한다.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턱관절과 경추 배열을 바르게 교정하고 침치료로 경직된 주변 근육을 이완시킨다. 또한 턱관절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근골격계적인 요인이 더 큰지, 스트레스 및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큰지를 판단해 그에 맞는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일상에 턱관절 장애가 갑작스럽게 찾아오면 대화 및 식사 등 기본적인 생활에서부터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는 만큼 조기에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턱관절에서 소리가 들리거나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최대한 빨리 자세 교정 및 치료에 나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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