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쉼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한 곳
눈길 두는 곳마다 산…성무봉 등산로 중턱쯤 위치
사계절의 변화 지켜볼 수 있어서 충만한 삶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눈길 두는 곳마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 ‘카페 송암 194’(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효촌송암 1길 235-7)(대표 정현주·58) 이런 곳에 장사가 될지 의문이지만 진정한 쉼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하다고 했다. 초행길이라 네비에 주소를 입력하고 찾아가면서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도심에서 벗어난 곳이었다.

청주 동남쪽 외곽으로 성무봉 등산로 중턱쯤에 위치해 있었다. 송암리 217번 버스 종점을 지나서 한참을 더 올라갔다. 가는 길 내내 한여름의 초록빛이 무성했다. 등산을 하는 이들도 간간 쉬어가는 장소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공군사관학교 후문 쪽이라 그런지 군복을 입은 이들도 간간 찾아왔다.

 

지번 주소를 카페명으로 사용한 송암 194 카페에 들어서자 건물 둘레에 가꿔놓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에 바쁘게 살 때는 관심 없던 꽃과 나무에 정성을 쏟게 되었다는 정 대표는 10년 넘게 학습지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인생 2막 평소 꿈꾸던 삶을 살고 싶어서 도전을 했다.

2019년 9월 오픈해 현재 4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청주 방서동에서 15년 동안 살다가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찾아온 곳이었다. 돈을 벌려고 했으면 도심에서 시작해야 했을 테지만 한적한 여유로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곳은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쉼의 공간이면서 사람들에게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터전이 되는 곳이다.

 

전남 장흥이 고향인 그녀는 나이가 들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해했다. 사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만한 삶이라고 했다.

눈 내리는 겨울날 산줄기에 쌓여가는 눈발을 바라보는 일이 행복하단다. 비오는 날은 비가 오는대로 비멍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궂은날은 이곳까지 아무도 안 오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깜짝 놀랐다”며 “ 도심에 사는 사람들 역시 자연에 대한 동경과 쉼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찾아오신 분들이 이후 꾸준히 오시는 분들도 있고 퇴직하신 분들이 일주일에 한 번은 이곳에 와서 쉬다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높은 층고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카페 곳곳에 화분이 놓여있어 초록을 안에까지 들여놓고 있었다. 통창으로 들어오는 주변 산등성마다 빽빽한 나무의 변화는 계절을 이야기한다고. 아무리 더위도 뜰 앞에 단풍나무는 잘 물들어간다고 했다.

이곳은 정 대표의 가족이 주말 텃밭으로 이용하던 곳이었다. 4년 전 퇴사를 결정하면서 전원주택을 생각하다 일터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1층은 카페로 2층은 살림집으로 지었다.

 

새로운 일을 선택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는 그는 “송암 194 카페가 문화 공간으로 활성화 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쉼과 여유의 공간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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