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청주시 공동주택과 주택정책팀장
[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시간이란 요물이 내 기억력을 앗아가 버린 자리에 핸드폰 달력이 매일매일 나를 이끌며, 오늘이 더위가 가고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處暑)라고 알려준다.
그럼에도 이번 주 막을 내린 청주시 물놀이장(생명누리공원, 망골근린공원 등 5곳)에서 시원하게 쏟아내리는 물줄기와 신나게 뛰노는 어린이 그림이 있는 시정스크랩이 내 눈을 사로잡으니 나는 아직도 여름에 머물러 있나 보다.
예전 기억이 떠오른다. 미원면 물놀이 장소인 달천변 청석굴에 인명구조 자격증을 지닌 안전 관리요원 6명을 배치하고 카약과 패들보드를 띄운 뱃놀이가 여름철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글귀는 청주·청원 통합 전 물놀이 업무를 담당했던 그때의 기억 속으로 필자를 소환한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물놀이 장소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뜨거운 여름. 미원면 옥화9경과 오창읍 팔결교 등 일원, 현도면 노산 배터를 종횡무진 누볐다. 호루라기와 하이톤 목소리로 나이 불문 안전관리요원과 함께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물놀이해달라”고 연신 잔소리를 했다.
그 덕분에 3년 연속 물놀이 사망사고 제로화 실현으로 기관표창과 근정포장의 영예를 얻었고 청주시 물놀이 사망사고 제로화 14년 달성의 초석이 된 것 같아 담당자로서 뿌듯했다.
청석굴 뱃놀이 장소를 제외한 일반 물놀이 장소엔 기간제근로자안전관리요원이 배치되다보니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내용이 심심찮게 보도된다. 14년 전에도 그랬다. ‘70대 노인이 물놀이 안전요원? 글쎄...’ 이 문구는 휴일도 잊은 채 초등학교 입학 전 두 딸들과 남편까지 합세해 느슨하게 근무하던 안전요원을 호통치며 물놀이 안전을 부르짖은 필자에겐 돌덩이 채기였다. 여름철 한시적인 운영과 낮은 보수로 안전요원을 구할 수 없어 공공근로사업과 연계해 추진했건만 질책은 피해가질 못했다.
그럼에도 물놀이 사망사고 제로화 3년 성과를 이뤘다. 안전요원과 물놀이 야영객들에게 “융통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핀잔을 듣고 남편과 야영객 말다툼으로 이어졌던 긴박한 상황도 있었지만, 필자의 단호함으로 일단락됐던 순간들과 고령층 안전요원을 교육하며 물놀이 업무를 추진하는 현재 담당자의 애달픔이 고스란히 전달돼 먹먹하다.
물놀이 안전은 시민들 각자의 안전의식 고취와 행동 요령도 중요하지만, 현장 계도 또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안전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요령과 다양한 계층의 야영객들을 엄격하게 다독이는 경험 풍부한 안전요원을 찾기 위해 담당자는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고민한다.
노잼도시 탈출, 꿀잼도시를 표방하는 청주시는 이제 도심에서도 물놀이 축제를 한다. 물놀이 업무가 업그레이드된 축제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시민들과 공감 소통하는 시책이 내가, 그리고 가족이 누리는 축제가 되니 콩닥콩닥 설렌다. 기분 좋은 설레임이 참 좋다. 이 설레임을 완연한 가을이 오기 전까지, 청주시민 여러분께서도 안전행동 요령 실천으로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꿀잼도시를 향해 청주시와 시민들이 함께 올린 물놀이 축제 돛, 내일은 ‘노잼도시 탈출, 경관이 아름다운 웅장한 청주시 오페라’작품 완성을 위해 전진!!!, 전진!!!, 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