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15일 행정대집행 통해 농성중인 천막 강제철거

환경단체가 설치한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장면(위)과 이후 환경단체 회원들이 수중시위를 하는 장면.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공주보 담수 계획을 반대하며 환경단체가 설치한 천막 농성장이 공주시의 행정대집행에 의해 강제 철거된 가운데 양측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35개 지역 환경단체로 구성된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은 15일 오후 9시 기준 허리 위까지 물이 차오른 공주시 고마나루에서 공주시와 환경부에 대한 수중시위를 벌였다.

이들 단체가 농성중 펼쳐 든 현수막에는 '금강 생명 말살하는 죽음의 문화제를 중단하라! 공주보 마음대로 여닫는 환경부와 공주시 규탄한다!'고 쓰여 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공주시와 환경부가 공주보 개방 상태에서 백제문화제 개최 방안을 마련한다고 약속했던 민관합의를 2019년부터 5년째 어긴 채로 수문을 닫고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문을 완전히 닫으면서 모래사장이 없어지고 있다.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지만, 이곳에서 수문 개방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는 14일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이 금강 공주보 상시개방 상태에서 백제문화제 개최를 결정한 민관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고마나루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했다.

시는 '하천 관리에 지장을 주고 있어 이를 방치하면 공익을 현저히 해칠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지난 11·13일 두차례에 걸쳐 천막을 원상회복하도록 명령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이날 오후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통해 철거를 완료했다.

강제 철거 중 환경단체 회원들이 공주시 공무원들에게 맞서 천막을 끌어안고 저항하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주변은 욕설과 고성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공주시는 대백제전을 앞두고 금강 물을 가두지 못할 경우 축제 주요 프로그램인 배다리 가설 등이 불가능해 천막의 강제철거가 불가피 했다는 입장이다.

금강 배다리 설치 등은 공산성 앞 강 수위가 3m 정도 올라가야 가능하고, 필수적으로 보 수위를 8.5m까지 높여야 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17일 “공주보 담수에 대한 반대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지금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백제문화제는 9월 23~10월19일 공주와 부여 일원에서 열린다. 공주시는 백제문화제 기간 황포돛배와 유등 등을 강에 띄우는 축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매년 환경부에 요청해 공주보 수문을 닫고 물을 가두고 있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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