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엔 윤슬 가득한 문광저수지에 가자
11개의 수상좌대 설치돼 있어 낚시도 가능
25km 은행나무길 노랗게 물들면 압권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여행을 떠난다면 10월에 길을 나서고 싶다. 10월은 여행하기에 최고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물이 깊어지면서 살갗을 스쳐오는 바람이 청량감을 더한다. 색색으로 잘 물들어가는 단풍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들판에 익어가는 곡식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풍요롭다.



△산책과 명상의 장소

충북 괴산 양곡리에 위치한 문광저수지는 산책과 명상이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 10월의 첫휴일 찾아간 문광저수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천히 산책하는 사람들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2Km의 은행나무길이 둘러싸여 있는 저수지는 10월 중순 이후 은행잎이 물들기 시작하면 그 풍경이 압권이다. 아직은 푸른빛이 감돈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시선을 사로잡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이 기대된다. 1978년 5월 준공된 문광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할 뿐 아니라 찾는 이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준계곡형으로 주변에 숲이 우거져 있고 고목이 많다. 11개의 수상좌대가 설치돼 있어 낚시도 가능하다.



△천천히 걷는 곳

10월 초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은행나무길을 걷는다. 이곳은 천천히 걸어야 한다. 천천히 걸을 때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가을 햇빛에 반사되는 윤슬, 바람소리, 두 손을 맞잡은 연인들, 어머니와 딸의 느린 산책,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의 기다림 등 모두가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풍경들이다.

문광저수지는 입장료가 없고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은행나무가 절정으로 물든 시기에는 전국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주차가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해마다 진행되던 가을 축제는 주차난으로 인해 올해는 개최되지 않는다.

입구에서 화살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은행나무길이라고 되어 있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주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이 물이 저수지 쪽으로 유입된다. 산과 접경지인 저수지 주변 데크로 만들어 놓은 둘레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의 산책은 은행나무길과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데크길 아래가 바로 저수지라 물결의 출렁거림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도 장관이다. 산그늘이 드리워진 길을 걸어가 반대편에서 바라본 은행나무길의 풍경은 색다르게 보인다.

입구 쪽에서부터 문광저수지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경사가 가파른 곳이 없고 완만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나 노인들도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다. 산과 물빛, 은행나무길이 어우러진 진풍경이 펼쳐진다.



△물안개 가득한 이른 아침의 고요

신비로운 느낌을 원한다면 이른 아침 물안개에 싸인 문광저수지에 가야 한다. 물안개 피어있는 저수지를 촬영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의 셔터소리만 들릴 뿐 이곳은 고요함으로 충만하다. 안개는 움직이며 사물을 가렸다가 언뜻 보이게 하면서 묘한 매력을 연출한다.

저수지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은행나무 아래로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인생샷을 건질 수도 있다.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떠나라

10월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노란 융단이 깔린 은행나무길에 서라. 가을 물빛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이 사라질지 누가 아는가. 떠나고 싶을 때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 16, 물과 산이 어우러진 그곳으로 떠나보자.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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