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양군청 복싱팀 정수연 감독
올해 4월 청양군팀 사상 첫 전국 단체 종합우승 이끌어
선수들에 “땀은 배신안해” 강조... 훈련땐 맞춤형 핀셋지도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인구 3만. 지방 시군 중 인구수가 적기로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상위 21위에 드는 작은 도시지만 군(郡) 복싱팀으로 대회때마다 전국에 이름을 떨치는 곳, 충남 청양군이다.

청양군청 복싱팀은 올해 4월에도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전국 종별 복싱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면서 사상 첫 단체 종합 1위에 올랐다.

지난 1990년 2월 창단한 청양군청 복싱팀은 그동안 전국대회 준우승 6회와 3위에도 한번 오른적 있으나 단체 종합 1위는 처음이다.

우수한 선수, 우수한 팀에는 반드시 그들을 이끄는 명장이 있는 법. 복싱 명가 청양군에는 정수연(51·사진) 감독이 있다.

지도자 이전 정 감독의 선수생활은 ‘가업’을 잇는 모양새로 시작됐다. 그의 부친이 복싱 체육관 관장이었던 것.

“초교 시절 축구선수도 했지만 논산 연무중학교에 들어가서는 1학년 때부터 복싱을 시작했어요.”

대전체고 졸업후 용인대와 국군 체육부대(상무)에서 성인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한 정 감독은 1993년부터 3년간 청양군청 선수로 뛰었다.

여기서 74회 전국체육대회 동메달, 75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을 따내며 실력 발휘를 했고 한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뽑혀 활동했다.

1996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9년도에 충남 금산군 추부중학교 복싱팀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정감독에게 친정인 청양군으로부터 ‘콜’이 온건 2010년도. ‘고향집’으로 돌아온 정감독은 청양군 팀의 체질부터 바꿨다.

서키트와 근력 트레이닝에 중점을 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담금질 했다. 특히 선수 개개인이 지닌 주특기를 활용할수 있도록 ‘핀셋 훈련’을 했고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인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군인올림픽 등 전국 및 국제규모의 각종 복싱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정 감독이 청양군 소속 선수들을 지도한 14년 동안 전국 및 국제 규모 대회에서 따낸 메달만 금 39개, 은 38개, 동 35개 등 총 112개에 이른다.

대회 전체 성적으로도 전국대회 종합우승 1회, 종합준우승 6회, 종합 3위 1회의 성적을 냈다.

복싱팀의 선전 덕분에 ‘청양군’이라는 지역명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지자체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큰 기여를 했다. 고추 구기자와 맥문동 등 지역특산물 판매 및 축제에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데도 일조했다.

정 감독에게도 어려움이 아예 없던건 아니다.

2011년도 92회 경기도 전국체전 출전 초기에 전원 예선탈락의 쓴잔을 마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충격이다.

“그 때 큰 쇼크를 받았어요. 그정도면 지도자로서도 자질에 대한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죠. 원인은 훈련 방식과 선수들의 멘탈 관리 잘못에 있었어요. 즉시 선수들이 훈련에만 매진할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멘탈 관리에도 신경써 엉뚱한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판단은 적중했고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프로는 연습생이 아닙니다. 성적으로 말해야죠. 생존인겁니다.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지는건 선수나 지도자나 매 한가지죠. 서로 믿고 호흡하며 일궈낸 결실이라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만족해 했다.

선수들에게는 ‘땀’의 소중함을 늘 강조한다.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그것이다. 또한 “운동과 지식 모두를 겸비하는 훌륭한 운동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큰 욕심이 없다. 청양군청 복싱팀 지도자로서, 체육인으로서 선수들이 더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잘 닦아주는 것이 전부라고.

“주위에서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청양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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