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위해 청주에 둥지…넥상스코리아 노조위원장 7선
노동 문제 전문 정치인서 청중 사로잡는 스타급 아이돌 강의

[동양일보 이민기 기자]최경천(61) 전 충북도의원은 인생 3막을 살아 가고 있다. 최 전 의원의 삶은 남다르다.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노조위원장(7선)으로 활동한 이후 노동 문제 전문 정치인으로 변신 했다가 지금은 전국에서 노사 관계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경기도 동두천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집안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진학이 쉽지 않을 정도로 가정 형편은 안 좋았다. 그는 가까스로 동두천 중앙고등학교 전자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고 이후 경기도 양주에 소재했던 넥상스코리아(옛대성전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넥상스코리아는 1998년 양주에서 청주로 공장을 이전했고 최 전 의원도 먹고 살기 위해 1999년부터 청주에 둥지를 틀었다. 이때부터 그는 바른말 잘 하는 사람으로 불렸다.

최 전 의원은 “처음에는 노조가 뭔지도 몰랐고 전혀 관심도 없었다”며 “그러다가 노동조합 대의원 1년을 했는데 주위에서 바른말을 잘한다고 사무국장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노조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사무국장을 6년 역임하고 3년 임기의 노조위원장으로 7번 선출됐다. 당시 저임금과 근무환경도 좋지 않은 넥상스코리아의 변화를 위해 몸을 던져 일했던 시기였다고 최 전 의원은 회고했다.

인생의 2막인 정계 입문은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열렸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에 충북의 노동에 대한 정책과 조례가 부족하다며 노동자 대표를 보내달라고 했고 지역본부 내부에서는 최 전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천했다.

변곡점을 맞은 최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역 민주당 광역의원 비례대표 2번을 공천 받아 당선됐다. 도의원 시절 충청북도 생활임금 조례,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 등을 제정하는데 앞장섰다. 최 전 의원은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의회 입성하기 전 충북에는 노동 관련 조례가 전무 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도의원 선거(청주10, 가경동·복대2동)에 출마했으나 낙선을 하면서 또 한번 인생의 변곡점과 마주했다. 대한산업보건협회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그동안 걸어온 노동계의 길을 거울 삼아 전국 곳곳에서 노조 등을 대상으로 지향해야 할 올바른 방향과 건전한 노사 관계 등을 강의하게 된 것이다. 최 전 의원은 “죄송한 표현이지만 대학교수들은 이론만을 강의하는데 저는 생생한 체험담으로 청중을 사로잡고 있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11월에만 5차례의 강의가 잡혀 있다. 강의 반응은 스타급 아이돌이라고 그의 측근은 귀뜀했다.

최 전 의원은 뒤늦게 고려사이버대 인재개발학부에 진학해 주경야독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최 전 의원은 "노조위원장 할 때부터 편하게 살지 않았다. 강의하고 직장 일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3막을 달리고 있는 최 전 의원의 인생 마라톤은 어쩌면 지금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기 기자 mkpeace2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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