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눈길 두는 곳마다 계절이 읽혀진다
트리하우스 통창으로 펼쳐지는 가을숲은 한 폭 그림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조령산 자락은 가을로 깊어가고 있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실감난다. 약간 가파르긴 하지만 산길을 걷는 일은 심신을 치유받고 있다는 느낌이 절로 난다.

 

10월의 막바지에 이른 날, 산에 깃든 나무들을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계절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일일 것이다. 자연과 동떨어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계절의 변화를 잊고 산다. 산에 드니 나무와 풀 눈길 두는 곳마다 제철을 말하고 보여준다. 인간은 자연 가까이에 들었을 때 가장 편안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 조령산자연휴양림은 이러한 사실을 더욱 체감하게 만든다.
 

 

△노송과 참나무 등 천연림으로 보존

조령산자연휴양림은 1995년에 개장했다. 조령산 기슭에 있으며 노송과 참나무는 물론 희귀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조령산자연휴양림과 연풍새재 옛길은 충북도 괴산군의 연풍면 원풍리에 위치한 자연휴양림과 옛길로 전체면적 766만㎡ 규모다 1일 최대의 수용인원은 1600명에 이르고 최적의 수용 인원은 800명이다.

충북 도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곳은 충북도와 경상북도 경계에 자리한 해발 1025m 높이의 조령산 기슭에 조성한 휴양림이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란 자연적인 천연림으로 보존돼 있다.

 

해발 967m의 높이 신선봉과 해발 927m 높이의 마역봉 사이를 잇고 있는 기암괴석은 장관을 이룬다. 연풍새재 옛길 입구에는 15m 기암절벽에서 쏟아지는 수옥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령산에는 조령관을 넘어서 한양을 오가던 소조령까지 8km 고갯길인 연풍새재가 있다.  

괴산군은 조령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부터 조령관에 이르기까지 1.5km 연풍새재 옛길을 복원해 놓았다.

휴양림 안 곳곳에는 숲속의 집, 복합 휴양관, 물놀이장, 백두대간 생태 교육장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트리하우스에서 바라본 동화속 풍경

지난달 25일 준공된 조령산자연휴양림 내 3동의 트리하우스는 동화 속 풍경을 연상케 한다. 나무위에 집이라니....

 

나무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늑하다. 통창으로 펼쳐지는 가을숲은 한 폭의 그림이다. 잠시 깃들어 바라보는 자체로 색다른 휴식이다청주대 재학생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설계된 트리하우스는 80㎡(24.3평) 다락방 구조로 된 1동(4인실)과 2층 구조(4인실, 75㎡(22.8평))로 설계된 2동이 있다. 3동은 화장실과 주방이 없는 캠핑용 구조의 방갈로다. 조령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트리하우스는 숲을 찾는 이들에게 휴양과 치유 사색의 공간이 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 개방될 예정이다.

 

폭설이 쏟아지는 날 산에 들어 트리하우스 넓은 창을 통해 눈발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예전 눈썰매를 탔을 만큼 살짝 가팔라 올라가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트리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폭설은 분명 감동일 것이다. 궁금하다 이곳 숲의 겨울이.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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