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운리단길 골목투어 색다른 즐거움
카페 ‘들락날락’은 여성마인드힐링 교육 기업의 장
“많은 이들에게 유익하게 사용돼 활성화됐으면”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1980년 청주에서 처음으로 택지가 개발된 운리단길은 주택과 상가가 밀집돼 있다. 골목을 따라 반듯하고 비슷한 유형의 단독주택이 즐비하다. 붉은색 벽돌의 건물들마다 얼마간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가강골어린이공원은 깊은 가을빛이다. 기억을 머금고 있는 마을은 한적하다. 붐비지 않는 여유가 깃들어 있다. 운리단길 곳곳 골목투어는 11월에 추천하고 픈 여행이다. 거리마다 쏟아져 나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천천히 마을을 돌아보면 이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둘 떠오를 것이다.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촬영지 카페 오앙트가 보이고 흥덕초 담장 아트월이 이색적이다. 아트월은 ‘터널’이라는 주제로 기록유산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해 놓고 있다. 고인쇄박물관과 흥덕초 사이 놀이그림 또한 흥미롭다. 경관조명에 들어가는 바닥그림자는 사계절을 상징하는 기하학적 이미지로 또다른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걸어 피곤기가 돌 때쯤 넓은 창이 있는 카페에 들어와 마시는 커피 맛은 색다르다.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며 걷는 골목투어는 상상력과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2017년 운천·신봉동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운리단길은 ‘사사상회’, ‘온더로드’, ‘파티라운지운천’, ‘오네오프’ 등과 같은 카페, 빵집, 공방 등이 들어섰다. 낙후된 골목길이 레트로와 감성이 깃든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 건 청년들이 운영하는 공방과 소품샵, 친환경 용품 마켓 등 30여 곳의 감성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가능한 일이었다.

 

들樂날樂 카페(대표 김해정 57)는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753번길 56에 있다. 카페 맞은편으로 가강골어린이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김 대표는 2019년 6월 이곳에 들락날락 카페를 열었다. 이곳은 여성 관련 교육을 모토로 하는 여성마인드힐링 교육 기업의 장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현대해상화재보험에 취업해 34년 근무하고 희망퇴직을 한 김 대표는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화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직장에서 34년 동안 여성설계사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면서 여성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신중년 여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들락날락 공간을 교육장 겸 카페로 세팅하게 된 이유다. 오픈하고 바로 코로나로 인해 사업 진행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레몬청, 청귤청, 레몬생강청, 자몽청, 딸기청 등 제철과일을 이용한 수제청을 직접 담가 판매하는 등 타개책을 찾았다. 현재는 제조업 등록을 마친 상태다.

 

2022년 코로나 시기가 지나가면서 농촌마을 노인 대상 공동체활성화프로그램 교육 위탁 운영을 진행했다. 신중년 대상 인생 앨범 자서전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활력을 찾아가는 활동도 더불어 해나가고 있다.

 

그는 “이곳 ‘들락날락’ 카페 공간이 다방면에서 많은 이들에게 유익하게 사용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협동조합으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다양한 창업 기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랜 습관으로 아침 8시면 출근해 일과를 본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 ‘카페 들락날락’이 보다 안정적인 공간으로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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