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먼저 와있는 듯한 실내장식 & 넓은 통창으로는 금강 줄기 내려다보이는 곳
자연 속에서 문화 향유 할 수 있는 공간 만들고 싶어 오픈
6년째 운영하면서 “사람을 얻은 것” 가장 큰 보람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눈비가 한꺼번에 내리는 날 공주 강변도로에 있는 카페 ‘비해피’(대표 김문주 57·공주시 창벽로222·사진)를 찾아갔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피향이 진하다. 바깥과 달리 실내는 따뜻하다. 고급스럽게 장식된 트리장식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성탄절이 먼저 와있는 듯하다. 나무계단을 올라가니 이층은 훨씬 넓다.

대부분의 소품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것들이다. 넓은 통창으로는 금강 줄기가 내려다보인다.

금강 건너편 앞산에 들이치는 다소 거센 바람도 이곳에선 하나의 풍경이다. 카페 안에서 창을통해 바라보는 궂은날의 풍경은 매력적이다. 아무 말 없이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이 건네는 숱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눈비가 거침없이 내리고 다소 드센 바람이 부는 날이라야 가능하다.

2층 창을 통해 강물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워진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물하는 곳 카페 ‘비해피’에서는 자연의 선물을 한껏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서도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김 대표는 6년 전 ‘자연에서 마음의 힐링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곳에 카페를 오픈했다.

그는 “카페는 결코 우아하게 운영하는 직업이 아니”라며 “오시는 손님들에게 더 맛있는 차와 디저트를 내놓기 위해 재료를 엄선하고 맛을 연구하며 손끝으로 만들어내느라 늘 바쁘다”고 말했다.

3년 전 커피 로스팅 과정도 마쳤다. 일주일에 한 번은 아침 8시에 세종에서 수업을 듣고 카페를 오픈했다. 커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한 김 대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곳은 커피맛 뿐 아니라 눈꽃빙수와 대추차, 제주 무농약 청귤차, 자몽에이드 등 직접 만든 수제차와 호두타르트, 에그타르트, 스콘, 기념홀케잌으로 입소문을 내며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산 팥을 직접 삶아 만든 눈꽃빙수가 유명해지면서 시즌에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다. 팥빙수는 이미 알려진 시그니쳐 메뉴가 됐다. 순수 팥맛을 살리기 위해 물, 설탕, 소금만 넣어 오래 삶아낸 팥에 삼절대추, 아몬드, 잣, 감말랭이, 흰인절미떡 등을 고명으로 올려 건강한 맛을 살려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 메뉴는 손님들이 먼저 알고 카페를 다시 찾게 했다.

김 대표는 필리핀에서 오랫동안 어학원을 운영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자연 속에서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제과국가자격증(파티쉐), 케익디자이너, 초콜릿마스터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공주로 내려와 장소를 찾으러 다녔다. 우연히 지금 장소를 알게 됐고 2층 창가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이곳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보이는 산자락과 흘러가는 금강에 반해 집을 새로 짓듯이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하고 카페를 연 것이다.

이소도예 임성호 작가의 도자회화전을 시작으로 연중 음악회를 기획하고 개최하면서 문화가 있는 공간에서 ‘따뜻한 동행’을 이어 나갔다. 음악과 시와 그림과 그림책 등 다양한 소통으로 마음의 쉼을 건네려는 김 대표의 운영 목표는 오늘도 유효하다.

코로나 상황으로 문화 기획 공연은 3년 동안 진행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와 같은 소통의 장이 열리기를 꿈꾸고 있다.

김 대표는 6년째 카페를 운영해 오면서 가장 큰 보람이 “사람을 얻은 것”이라며 “캘리작가들, 이웃으로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이 하루의 휴식처로 이곳을 방문하고 서로를 챙기며 가족처럼 지내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 문을 여는 순간 정말 향미가 좋은 맛있는 커피향이 실내에 실루엣처럼 잔잔하게 흘러다니고 그곳에서 문화와 마음의 소통과 쉼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