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주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동양일보]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대응체계 개편에 따라 2023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4년여간의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이 종료됐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질환으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증상이 거의 없는 감염초기에 전염성이 강한 특징을 보인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했으며 그 해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는 등 전 세계는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고 우리 지역 청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 1월 27일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설치·운영 했으며 2월 22일 청주시 1번 확진자 발생을 시작으로 드라이브스루 설치 운영, 오송역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해외입국자를 위한 충북도자치연수원 선별진료소 운영과 임시거주시설 마련, 상당보건소 선별진료소 야간운영 등 보건소 모든 역량을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집중했다.
필자는 2021년까지는 역학조사 업무를 맡았고, 2022년 1월 초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맡았다. 2021년 말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종이면서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에 따라 검사자 수는 보건소에서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포화상태를 이뤘다.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상당보건소 일 평균 PCR 검사건수와 신속항원 검사건수가 3000여건에 달했으나 선별진료소 운영 마지막 달이었던 지난 12월 검사건수는 일평균 30여건에 불과했고, 그 당시 선별진료소 근무인원도 파견인력 포함 30여명에서 운영 종료 마지막날 근무 인원이 3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선별진료소 검사 인원이 정점을 찍었던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석달을 돌이켜 보면 아침에 길게 이어진 검사 대기줄을 보며 출근하여 PCR과 신속항원 검사대상자 분류, PCR 우선순위대상자 해당여부 안내, 핸드폰 조작이 서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접수 등록 안내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선별진료소 마당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뤘고 사람들은 “혹시 내가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장시간의 대기 시간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하루에도 여러 번 고성이 오갔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점심시간에 걸려 1시간 더 기다리셔야 된다고 하거나 오늘은 선생님 앞에서 마감될 거 같으니 내일 다시 오셔야 할 것 같다는 안내를 할 때면 또 얼마나 화를 낼까 하고 마음을 졸였던 순간이 매일같이 반복됐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협조와 격려를 해주시던 민원인들, 선별진료소를 돕기 위해 모인 중수본 간호사들, 군부대 지원 인력 군인들, 공공근로, 기간제 교사들이 있었기에 일하면서 느꼈던 보람들이 더 많은 기억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무사히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게 된 것은 선별진료소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부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검사받으러 오시는 민원인들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