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정신세계를 담아낸 공간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드라마작가 문학관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활발하게 운영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드라마는 인간본질의 추구, 사람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천착이다”

“이 세상에 외롭고 힘들고 불쌍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과 인간을 꿰뚫어보고 결코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가치관을 가져야합니다. 그것은 대개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그곳에 가면 수많은 어록이 눈에 띈다. 찬찬히 둘러보고 나오면 책 한권을 읽고 나오는 기분이 든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우암산로 41번길 21(수동)에 위치한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은 또 다른 문화의 산실이다. 드라마 문학관으로서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곳, 이 공간에선 다양한 콘텐츠로 문화를 양산해 내고 있었다.

 

굿즈나 서적을 판매하는 아트숍
굿즈나 서적을 판매하는 아트숍

 

△김수현아트홀은.

2020년 8월 개관했다. 김수현(80)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는 국내 최초 드라마 문학관이다. 작가의 대본, 집필도서, 영상 등 한국TV 드라마에 대한 수많은 자료가 비치돼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  내 전시된 드라마 대본
김수현드라마아트홀 내 전시된 드라마 대본

 

지하 1층은 로비전시실과 다목적홀이다. 전시실은 작가 다큐 영상이 상연되고 작가 연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체험 콘텐츠나 공연·행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 본전시실은 김수현작가의 삶과 작품세계가 전시돼 있다. 이곳에선 드라마 명장면을 감상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 연보나 집필 대본 등을 볼 수 있다. 아카이브실은 김수현 작가와 드라마· 방송 관련 아카이브 자료 열람이 가능하다. 편안하게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2층은 세미나·교육프로그램 운영공간인 교육실과 굿즈나 서적을 판매하는 아트숍, 카페가 있다. 교육실과 다목적홀은 대관이 가능하다. 카페는 현재 지역 문학 동아리, 작가 지망생 스터디그룹 등의 네트워크 공간으로 준비 중이다. 별관은 작가 집필공간으로 김수현 작가가 종종 방문해 사용 중이다.

 

아트홀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 설날과 추석명절은 휴관이다. 도슨트를 원할 경우 사전 예약하면 된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 본관 전경
김수현드라마아트홀 본관 전경

 

△연간 프로그램

아트홀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드라마 작가 과정은 청주시 지원교육프로그램으로 한국 최고의 드라마작가 양성과정이다. 5월에 수강생을 모집해 6~11월까지 20주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70명 이상의 수강생들은 대전, 제주, 계룡 등 전국에서 몰려오고 있다. 뛰어난 지역 작가 배출을 목표로 3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첫 수공모전 수상자 배출(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드라마극본 공모전 최종 심사 진출(CJ ENM)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초반은 이론과 습작, 연수반은 시놉시스에 대한 합평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신상일 방송평론가가 김수현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신상일 방송평론가가 김수현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신상일 방송평론가는 “드라마는 20세기 새롭게 창조된 독자적 문예사조라고 할 만큼 해방 이후 우리 국민들의 문화생활과 사고방식을 주도해 오고 있다”며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TV드라마 쪽도 도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실
교육실

 

이어 그는 “김수현 드라마는 인간 본질에 대해 파고 들어가 삶의 가치관을 끌어냄으로써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작가 초청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드라마 작가 초청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 “한국 드라마 길은 묻다‘는 작가나 배우, 드라마 관계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와 포럼을 진행한다. ’수요 드라마 극장‘은 김수현 드라마 작가들의 작품을 상영관에서 만나는 상설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2~4시 상영된다.

드라마 작가과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드라마 작가과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와 시청자 평가단이 선정하는 올해의 좋은 드라마, 기증 방송·드라마 관련자료 특별전시와 관리, 드라마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 드라마 클래스 등이 운영되고 있다.

김수현 작가
김수현 작가

 

△김수현 작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작가 김수현은 충북 청주 출신이다. 그가 쓴 드라마는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인생은 아름다워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최초로 한국 드라마를 해외로 내보낸 한류 선봉 작가이며 방송계에서 유일하게 해방 후 한국을 바꾼 100으로 뽑힐 만큼 그의 영향력은 컸다. 한국방송대상 작가상(2005), 18회 한국방송작가상(드라마 부문 2005)을 수상했다. 드라마 작가로는 최초로 살아생전 3회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2012)을 받았다. 1970년대 초반부터 약 10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쓴 그의 작품들은 평균 시청률 50%를 넘겼다.

로비 전시실
로비 전시실

 

리얼리스트 작가로 인간의 본질을 추구해 온 그의 작품들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작가를 목표로 하거나 아니거나를 불문하고 ‘나는 어떤 인간의 모습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다 갈 것인가’에 대해 깊이, 열심히 생각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생각을 해서 ‘이렇게 살고 싶다’고 결정을 하게 되면 그쪽으로 노력하게 됩니다. 열심히 한쪽으로 매진하다 보면 그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감히 저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김수현아트홀은 그의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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