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동양일보]이번 겨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최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2주차에만 360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이는 최근 5년 중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수치이다. 또한 과거 유행 정점 시기가 2월 4주까지인 것을 고려할 때 당분간 유행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다. 노로바이러스는 나이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으며 전세계에 걸쳐 산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일상 환경에서도 사흘간 생존이 가능하며 영하 20℃에서도 생존이 가능해 겨울철에 특히 자주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지하수) 혹은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혹은 환자 분비물의 비말에 의해 감염된다. 사람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자기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48~72시간동안 지속되다가 빠르게 회복된다. 소아는 구토 증상이, 성인은 설사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두통, 발열, 오한 및 근육통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에는 항바이러스 백신이 따로 없다. 심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등이 발생한 일부 환자의 경우 입원이나 정맥 주사를 통한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며칠 내로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설사와 구토 등의 증상으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어 이온 음료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설탕 함유량이 높은 탄산음료, 과일주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의 예방수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최대한 자주 손을 씻는 것이다. 식재료는 깨끗한 물에 세척하고 음식 특히 굴, 생선 조개 등의 수산물은 충분히 익혀 먹고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식품을 다루거나 조리하지 않고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없어진 후 48시간 이상 등원, 등교 및 출근을 제한하는 것을 권고한다. 또한 변기 사용 후 뚜껑을 반드시 닫아 비말 확산을 최소화하고, 자주 접촉하는 물건은 소독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어린이집, 학교, 요양시설 등 집단시설은 노로바이러스 유행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집단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관할 보건소로 신고하고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할기관의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필자 역시도 예전에 생굴을 잘못 먹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감염되어 극심한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기보다는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서 먹고, 개인위생과 예방수칙을 준수하여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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