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성지로 각광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천년사찰 각연사가 갑진년 봄을 맞는다.
각연사(법공스님)는 신라의 승려 유일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다.
유일대사가 신라 법흥왕 2년(515년)에 창건한 각연사는 대사가 사찰을 짓기 위해 충북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 근처에 절을 지으려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자고 일어나면 목재를 다듬은 대패밥이 남아 있질 않았다고 한다. 유일대사는 부처님을 뵙고 깨달은 바가 있어 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절을 세웠는데 연못 속의 석불을 보고 깨침을 얻었다 하여 깨달을 각(覺), 연못 연(淵) 자를 써 각연사라고 이름 지었다. 칠보산 자락에 둘러 싸여 자리한 각연사는 고려 초 통일 대사가 중창해 대찰이 되었으며 조선시대와 근래에도 여려 차례 중수됐다.
각연사에는 현재 대웅전, 비로전, 칠성각·산신각 및 요사채 2동 등이 있다. 대웅전은 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로 조선시대 후기 건축이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다포집이다. 다듬지 않은 덤벙초석을 놓고 가볍게 배흘림 된 기둥을 썼는데 네 귀퉁이의 평방 머리 위에 자못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용머리들을 올려놓은 것과 기둥 사이 평방과 창방, 문틀 등에 꽃판을 하나씩 달아 장식했다.
대웅전 옆에는 삼성각이 있는데 이곳은 세분의 성인을 모신 곳으로 칠성, 산신, 독성을 모신다고 한다. 1988년에 새롭게 만든 곳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구성됐다. 삼성각 앞에는 황금나무가 심어져 있어 균형이 아름답다.
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인 각연사 비로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으로 이곳에는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모신다. 낮은 기단 위에 정남향을 바라보며 주춧돌은 신라시대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 위에 둥근 기둥을 올리고 기둥은 가운데만 약간 굵게 했다.
앞면 3칸·옆면 3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 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기둥 위에서 지붕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의 건물이다.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은 광배(光背)와 대좌(臺座)를 모두 갖춘 완전한 불상으로 신라 말부터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비로자나불상의 하나다.
계란형의 단아한 얼굴에 알맞게 묘사된 이목구비, 조용한 미소 등에서 단정한 스님의 얼굴을 엿볼 수 있으며, 결가부좌 한 자세와 삼각형 구도의 체구는 안온한 모습이다.
신라 전성기의 전형적인 불상처럼 긴장된 활력과 세련된 기교는 줄었지만 단아하면서 화려해진 조각 양식을 묘사하고 있어서 선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각연사는 보물 제433호인 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1295호인 통일대사탑비, 보물 제1370호인 통일대사부도 등 국보급 보물과 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 괴산 각연사 비로전, 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 각연사 대웅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12호인 석조귀부(石造龜趺)와 팔각옥개석(八角屋蓋石) 등이 있는 문화재의 보고이기도 하다. 괴산 김진식 기자wlstlr1220@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