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봉 동청주지사 전력공급부 차장
[동양일보]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에서 당시 세계 9위의 포르투칼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승리 구호는 ‘중꺽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였다. 그 경기의 결과는 모든 국민이 알고 있듯이 우리는 기적같은 승리를 했고 기뻐했다. 이러한 기적의 문구가 안전분야로 스며들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안전의식’. 이 안전 슬로건은 내가 좋아하는 안전문구 중에 하나다. OECD 국가중 산업재해 사망률 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런 기적의 행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 안전이 확보되려면 사람들이 진정으로 안전인식을 가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예전 예능프로에서 한국인의 심리에 대해 다루면서 한국사람들이 와플기계를 사용하는 행태를 다룬 내용이 있었다. 원래 용도는 와플을 만드는 기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와플뿐만 아니라 부침개, 고기를 굽는데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안전에 대한 심리로 설명했는데 한국사람들은 지켜야 되는 기준보다는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기 때문에 안전에서는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자체 기준을 만드는 부분은 창의적이지만 때로는 표준을 지키지 않아서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철근을 몇 개 빼도 상관없겠지’라는 경험(?)으로 작업을 한다면 당장은 괜찮을 수 있지만 이 부분이 잘못되서 발생되는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손해로 올 수 있다.
안전업무를 추진하다보면 관행적인 업무와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안전보다는 작업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편하게 일하려고 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장에서는 안전모를 쓰게 만드는데 30년이 걸렸다는 얘기가 있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2년간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확대되면서 전력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기공사업체가 대부분 적용받게 됐다. 한전과 관련된 협력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고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전과 협력회사가 현장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현장의 작업자들도 변화하는 작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예전과는 다른 안전 의식으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작업자들의 변화된 안전의식을 통해 안전한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단시간에 현장의 작업환경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안전의식’ 이라고 생각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하고 산업재해가 없는 현장을 만드는 꿈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