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활동 하면서 마음 나누는 공간
각종 수공예 작품 전시…자수 수업 진행
민성예 대표 “존재 찾기 장소이자 세상과 소통 장소”

아뜰리에 유담공방 민성예 대표(중앙)가 수강생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아뜰리에 유담공방 민성예 대표(중앙)가 수강생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청주시 수곡동에 위치한 아뜰리에 유담공방(대표 민성예· 60)은 취미활동을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다. 공방 회원들이 한땀 한땀 프랑스 자수를 놓는 손길은 분주하지만 간간 오고가는 대화와 잔잔한 음악이 실내에 가득하다. 작업실 들어가기 전 진열해 놓은 수공예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민 대표가 직접 만든 가방부터 각종 소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출입문 쪽 창가에 드리워진 발은 민 대표가 직접 만든 650여개의 골무를 투명사로 이어 완성한 모빌 작품이다. 동쪽 창으로 아침 햇살이 비칠 때 각기 다른 색감의 골무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하다는 민 대표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6개월 전 60 이후의 삶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스스로의 이름으로 살아보고 싶어 공방을 열었다.

 

그는 “결혼 후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란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생이었다”며 “나의 이름으로 살아보자는 생각이 깊어졌고 공방을 연 것은 스스로에 대한 존재 찾기 장소이면서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30대 초반부터 바느질을 배우기 시작했다. 12년 전인 2012년부터는 규방공예와 프랑스자수도 함께 했다.

 

미싱 바느질을 해온 지 30여년, 옷도 직접 만들어 입고 자수와 염색, 규방공예를 해오다 보니방 하나에 수업에 필요한 도구와 자재들이 많이 쌓였다. 그대로 두면 쓰레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풀어내니 공방 곳곳의 인테리어가 됐다. 공방을 위한 모든 것들이 준비돼 있다보니 따로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뜨리에 유담공방’, 유담은 그의 호다. 흐를 유에 연못 담으로 마르지 않는 연못처럼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아와 즐기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며 소통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상호다

 

2014년 한살림협동조합에서 자수와 바느질을 조합원들에게 가르치는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온 그는 공방을 열면서 자연스레 수업도 진행하게 됐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이상 진행한다. 수강료는 5만원이다. 재료비도 저렴하게 받는다.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는 수공예 작품 판매도 한다.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공방회원으로 수업을 받고 있는 정라원(55) 씨는 “같은 취미를 가진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쁜 작품도 만들 수 있어 일상의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며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최고의 취미 생활”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안 입는 옷이나 버려지는 조각천으로 수를 놓고 필요한 다른 용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즐거워했다. 공방에는 그가 만든 가방류, 다양한 매트, 커튼, 브러치, 키홀더, 텀블러케이스 등 갖가지 작품들이 곳곳에 진열돼 있다.

 

그는 “바느질을 하고 수를 놓는 일은 마음 수양이 되기 때문에 심신이 안정되고 수놓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바느질은 손 감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점차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바느질은 혼자만의 작은 공간에서도 놀이나 취미활동으로 시작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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