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홍 전 충청북도노인회 연합회장

 
전 충청북도노인회 연합회장
전 충청북도노인회 연합회장

[동양일보]참사(慘事)란 말은 ‘비참하고 끔찍한 일’을 이른다.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이태원 참사, 씨랜드 참사...오송 지하차도 참사 또한 ‘비참하고 끔찍한’사고여서 ‘참사’라고 말한다.

14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16명이 다치는 이 대형 사고를 우리는 밝은 대낮에 당하고 말았다.

사고 이후 ‘시민조사위원회’는 관련한 모든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결론 냈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참사당시 충북경찰청 공공안전부장 이었던

마경석 서울강서경찰서장은 직위해제 되었고, 관련 경찰관 14명, 소방서장 등이 불구속 기소됐었다. 검찰은 미호천교 임시 제방공사 당시의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에게 각각 징역7년 6월, 징역 6년 등 중형을 구형했다. 연초엔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교체되었고 유관기관 관련 차상급 임직원들이 현재 조사를 받았거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대한 여죄도 계속 조사 중이다.

지난 달 24일엔 이범석 청주시장이, 5월 1일엔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검찰에 소환되어 중대범죄처벌법 저촉 여부에 대해 15시간 이상의 고강도 조사를 받아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필자는 40여 년 간 공직생활과 20여 년 간 사회단체에서 봉직해 왔다. 공인의 일생을 살아 왔기에 공직에 있는 모든 이들의 긴장되고 조마조마한 일상을 몸소 겪으면서, 이 같은 참사를 겪으며 일어나는 가혹한 비난이나 단죄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직위 상,하를 막론하고 매일 매일을 노심초사하면서 가뭄- 물난리- 화재- 붕괴 등 각종 사고 발생의 현장에 달려가 수습하고 피해주민을 보듬어 주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더구나 간부나 기관장급은 공휴일도 쉬지 못하고 제일 먼저 현장에 임하는 봉사자들인 것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큰 사고가 나면 유족이나 피해주민들의 격한 감정이 때론 이성을 잃게 하거나 분노감이 자칫 ‘떼법’으로 변해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음을 종종 본다. 또 이를 빌미로 삼아 일부 단체나 정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보게 된다. 이런 참사를 겪을수록 유족들에게는 사회적인 위로와 국가적 보상을, 도와주는 사회단체에게는 봉사의 참뜻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참사를 겪은 뒷모습들이 아름다워야 우리 사회가 보다 따듯하고 이 세상이 정녕 가치 있는 삶의 터가 되지 않겠는가.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을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함을 다시 깨닫는 기회였으면 좋겠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